'절묘한' 공동 에이스 대접, AAV $4333만 똑같이 해줬다

저스틴 벌랜더가 뉴욕 메츠와 2년 8666만달러에 계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메츠가 저스틴 벌랜더를 영입하며 절묘한 방법으로 에이스 대우를 해줘 눈길을 끈다.

ESPN은 6일(이하 한국시각) '소식통에 따르면 3차례 사이영상에 빛나는 저스틴 벌랜더가 뉴욕 메츠와 2년 8666만달러에 계약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날 새벽 ESPN 등 현지 언론들이 벌랜더의 메츠행 소식을 처음 보도할 때 계약 조건은 2년 8600만달러였다. ESPN은 몇 시간 뒤 수정 보도로 66만달러를 더 붙였다. 천 단위 이하 금액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6666달러로 추정된다. 왜 그럴까.

ESPN은 '벌랜더의 평균 연봉(AAV)은 4333만달러로 동료가 된 맥스 슈어저가 갖고 있는 AAV 역대 최고액과 똑같은 수준에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메츠 구단이 의도적으로 벌랜더와 슈어저가 똑같은 금액의 연봉을 받도록 했다는 얘기다. 둘이 공동 에이스라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한 것.

벌랜더는 그동안 메츠 뿐만 아니라 LA 다저스, 뉴욕 양키스 등을 상대로 협상하면서 슈어저만큼의 대우를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어저는 작년 12월 1일 3년 1억3000만달러에 계약하며 역대 최초로 AAV 4000만달러 이상을 받는 선수가 됐다.

뉴욕 메츠 맥스 슈어저와 벌랜더는 똑같이 평균 연봉 4333만달러를 받는다. AFP연합뉴스

메츠는 내년 40세가 되는 벌랜더에 계약기간 3년을 보장하기는 어렵다는 의사를 전하면서 AAV는 최고 수준에 맞춰주는 것으로 합의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덧붙여 계약 3년째인 2025년에는 3500만달러의 베스팅 옵션을 걸어놓았다. 그러니까 벌랜더와 슈어저는 내년에 나란히 4333만달러, 합계 8666만달러의 연봉을 받으며 최강 원투 펀치로 활약하게 됐다.

벌랜더는 올해 28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18승4패, 평균자책점 1.75, 185탈삼진을 올리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차지했다. 또한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는 5이닝 4안타 1실점의 호투로 생애 첫 월드시리즈 승리를 안으며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의 대미를 장식했다.

2020년 가을 토미존 수술 후 2021년 통째로 쉰 뒤 올시즌 복귀한 벌랜더는 여전한 전성기의 기량과 건강을 모두 입증하며 자신있게 옵트아웃을 선언, FA 시장에 나와 원하는 조건의 계약을 이뤄냈다. 벌랜더는 2025년 베스팅 옵션까지 확보할 경우 약 4억2000만달러의 통산 수입을 기록, 이 부문 메이저리그 역대 1위에 올라서게 된다.

한편, 에이스 벌랜더와의 결별에 대해 더스티 베이커 휴스턴 감독은 이날 MLB네트워크에 "벌랜더처럼 할 수 있는 투수를 찾아야 한다. 벌랜더 덕분에 나는 그가 등판하는 전날과 그 다음날 경기에서 불펜을 총동원할 수 있었다. 중요한 경기에서 불펜 운용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해준 투수"라고 말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