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세계대전은 우주서 일어날 수도"...70여개국이 눈독 들이기 시작했다

아부다비=고재원 기자 2022. 12. 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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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아부다비 스페이스 디베이트 포럼
사라 빈트 유수프 알 아미리 아랍에미리트(UAE) 첨단과학기술장관은 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아부다비 스페이스 디베이트 포럼’에서 환영사를 발표하고 있다. 아부다비스페이스디베이트포럼 제공

“우주는 전 세계 70여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공간으로 변모했다.”

사라 빈트 유수프 알 아미리 아랍에미리트(UAE) 첨단과학기술장관은 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아부다비 스페이스 디베이트 포럼’ 환영사에서 이 같이 말했다. 미국과 구소련의 냉전 때 벌어진 우주전쟁을 넘어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는 진단이다. 

아미리 장관은 “강대국 중심의 우주 전쟁이 벌어지던 공간에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등장하는 지정학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른바 ‘뉴 스페이스 시대’가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기존 우주 선진국들과 우주 신흥국들이 함께 우주개발의 지속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된 이번 아부다비 스페이스 디베이트 포럼에서는 47개국 300여명의 우주 이해당사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정학적 변화에 맞춰 각국의 이익을 위한 협력 강화를 모색했다.

UAE, 이스라엘과 함께 포럼 후원국 중 하나인 인도는 우주 분야에서 UAE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이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공표했다. 지텐드라 싱 인도 국가과학기술부 장관은 환영사에서 “국제법을 존중하고 우주 프로그램을 통해 인류에 봉사하려는 목표를 공동으로 갖고 있다”며 “인도와 UAE는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인도와 UAE는 우주기술 스타트업에 합작 투자하기로 결정하는 한편, 양자 등 신 우주기술 개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 역시 직접 행사에 참석해 “기후변화와 자원 개발 등 많은 이익이 걸려 있는 우주 분야에 많은 협력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밖에 UAE와 프랑스국립우주센터(CNES) 우주 기후관측소 출범 협약을, UAE와 필리핀 우주국은 우주 과학기술 협력 증진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의 협력도 이뤄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2030년까지 우주 혁신의 글로벌 허브가 되겠다는 비전을 이날 공개하며 혁신을 위한 협력 원한다 밝혔다.

옴란 샤라프 UAE 첨단과학기술 외교 국제협력 차관보는 “우주 협력은 모두와 추진한다”며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협력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옴란 샤라프(가운데) UAE 첨단과학기술 외교 국제협력 차관보. 아부다비스페이스디베이트포럼 제공

지정학적 변화가 미친 영향은 협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가 안보의 영역으로까지 확장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우주의 새로운 지정학’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미래학자 조지 프리더만은 제 3차 세계대전이 우주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윌리엄 알버크 국제전략연구소 전략기술및군비통제 책임자 역시 “서방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어느 때보다 분열된 상황에 중국이 우주 초강대국이 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국가의 우주군 창설도 늘고 있다. 프랑스는 2019년 우주군사령부를 창설했다. ‘국가 우주 자산의 보안보장’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티에리 블랑 프랑스우주군사령부 부사령관은 “각국의 우주활동이 명백히 모두에게 보이도록 투명성을 갖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2019년 우주군을 창설했다. 존 힐 미국 국무부 우주 및 미사일방어 담당 차관보는 “우주는 데이터를 생산하는 곳”이라며 “사이버 보안과 깊게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우주군의 궁극적 설립 목표는 우주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유엔 외기권평화적이용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옴란 차관보는 “점점 더 많은 국가와 민간 기업이 우주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며 “갈등을 막기 위해 모두의 목소리를 듣고 서로가 합의할 수 있는 규범과 법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런 규범과 법이 무엇인지 조사할 것이다”고 말했다. 

피터 라운드 영국 왕립항공학회 회장은 “우주는 현재 지구에서 맞이하고 있는 지속가능성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공간”이라며 “우주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비즈니스센터에서 아부다비 스페이스 디베이트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아부다비=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아부다비=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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