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2032년에 달 착륙을 한다고?
‘우리나라가 2032년에 달 착륙을 한다고?’
이게 무슨 소리인가 했다. 우주 개척은 남의 나라 일로만 알았다. 그런데 10년 뒤 달에 착륙한다니 내 살아생전에 달 착륙 모습을 볼 수 있겠다. 이뿐만 아니다. 광복 100주년을 맞는 2045년에 화성에도 착륙한다고 한다. 화성 착륙 모습을 보려면 오래 살아야겠다.
지난 추석 때는 100만 년 만에 가장 큰 보름달이 뜬다고 해서 아내와 함께 봤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달을 동경해왔다.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는 38만3000km다. 인간이 달에 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런데 세계 각국이 앞다투어 달나라를 가는 시대다.
내가 어릴 때 흑백TV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던 게 인간의 달 착륙 모습이다. 인간이 최초로 달에 착륙한 것이 1969년, 미국의 아폴로 11호다. 53년 전에 미국은 달에 착륙했다. 우리나라가 10년 뒤인 2032년에 달 착륙을 한다 해도 우주 강국에 비하면 많이 늦은 편이다.
그래도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다’라는 말이 있다. 정부가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을 출범시켜 우주 개척에 나서는 것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역사를 돌이켜보면, 하늘(우주)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조선시대 최고의 과학자 하면 장영실을 떠올린다. 지난해 국가인재개발원에 있는 장영실마당(전시관)에 간 적이 있다. 이곳에서 한국 최초로 자체 개발한 누리호 3단 로켓 엔진 연소기를 봤다.
로켓 연소기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기증한 실물이다. 인재개발원 관계자 얘기를 들어보니, 이는 공직 인재들이 과학기술 발전을 이해하고 지원할 수 있는 역량 개발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장영실마당에는 누리호 엔진 연소기뿐만 아니라 생명공학 등 과학과 관련된 다양한 전시물이 있다.
1만 원짜리 지폐에도 우주가 담겨 있다. 지폐 앞면에는 세종대왕 초상화가 있다. 뒷면에는 뭐가 있을까. 눈여겨보지 않으면 잘 모른다. 국보 제228호이며 100대 민족문화 상징물인 천상열차분야지도가 있다. 이 지도는 조선시대 천문학자 류방택이 제작한 것이다. 하늘 전체를 그린 천문도 중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되었다고 한다.
수학 여행지 경주에 천문관측기구 첨성대도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우주(하늘)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천상열차분야지도뿐만 아니라 천문관측기기 혼천의 등 우주를 탐구하는 관측기도 많다. 현대에 들어와 2009년 6월 전남 고흥에 나로우주센터 준공으로 우리나라는 우주 길을 본격적으로 개척하기 시작했다.
2013년 1월 30일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발사됐다. 당시 나로호 1단 로켓은 러시아에서 제공받은 것이었다. 그 이후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은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 올해 6월 21일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가 성공했고, 지난 8월 쏘아 올린 첫 달 탐사선 ‘다누리호’는 우주에서 영상과 사진, 문자를 보내왔다. 다누리에 저장해뒀던 BTS의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도 재생해 전송했다고 하니 놀랍다.
지금 세계가 우주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미국은 아폴로 11호 이후 반세기 만에 사람을 달에 착륙시키기 위한 ‘아르테미스-1’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하고 중국도 최근 독자 우주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한다.
우주 강국을 향한 꿈을 담은 한국형 발사체가 ‘누리호’다. 6월 21일 우주로 날아오른 뒤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나도 이 장면을 TV로 지켜봤는데, 가슴 벅찼다. 누리호는 1단 액체 엔진을 비롯한 모든 부품이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됐다고 한다. 우리 발사체로 우리 위성을 쏘아 올리고 우주탐사를 실현할 수 있는 우주 자립의 기반을 이루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의 우주에 대한 도전은 계속된다. 정부는 누리호(KSLV-Ⅱ) 후속 기체인 ‘차세대 발사체’(KSLV-Ⅲ)를 개발하는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총 사업비가 2조132억 원 규모로 개발 기간은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총 10년이다.
우주개발은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얘기가 아니다. 경제가 뒷받침되어야 할 수 있는 일이며, 차세대 기술전쟁이다. 우리나라도 우주개발에 뛰어든 것은 그만큼 경제 강국으로 도약했다는 방증이다. 정부가 우주항공청을 설립하겠다는 것은 미국의 NASA처럼 우주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계획을 보니, 차세대 발사체는 2030년부터 2032년까지 매년 1회씩 총 3회 발사 예정이다. 2030년에 달 궤도 투입 성능 검증 위성을 발사해 발사체 성능을 확인한다. 2031년에는 달 착륙선 예비 모델을 발사하고 2032년에는 달 착륙선 최종 모델을 발사한다. 그러니까 2032년에 달 착륙을 하겠다고 한 것은 다 계획이 있었다.
과기부는 11월 28일 우주항공청 설립 업무를 수행할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을 출범시켰다. ‘우주항공청’ 설립은 미래 항공우주 분야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고, 민간 중심의 우주항공 산업 활성화를 통해 경제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다.
정부의 계획을 보니 2032년 달 착륙, 2045년 화성 착륙은 우리 국민에게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희망을 주고 있다. 내가 어려서 지켜봤던 아폴로 11호, 이제 10년 뒤 대한민국의 ‘다누리호’로 바뀌어 달 착륙 순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재형 rotc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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