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고교 NO.1 경쟁’ 황준서 “장현식 따라잡겠다” [MK인터뷰]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2. 12. 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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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고교 NO.1 투수는 누구일까. 많은 아마야구 전문가들은 최고 구속 156km의 강속구를 던지는 장현석(마산 용마고, 17)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곤 한다.

하지만 최근들어 새로운 이름을 언급하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바로 지난 9월 열린 U-18 청소년 야구 대표팀에서 에이스로 활약한 좌완투수 황준서(장충고, 17)다.

올해 장충고 2학년에 재학 중인 황준서는 올 시즌 아마야구대회 12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평균 자책점 1.84의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특히 44이닝을 던지는 동안 삼진을 44개나 잡아냈다. 반면 사사구는 12개로 많지 않았다. 그런 덕분에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1.07로 매우 낮은 편이었다.

차세대 고교 NO.1 투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장충고등학교 2학년 황준서가 최대어로 꼽히는 장현식(마산용마고 2학년)과의 경쟁 의식을 내비쳤다. 사진=김원익 기자
고교레벨이지만 이미 완성도 높은 투구를 한다는 점에서 2023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윤영철(18)과 같은 투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황준서의 투구를 지켜본 이들은 또 다른 유형의 좌완 파워피쳐가 탄생했다는 평가를 하곤 한다. 185cm라는 큰 신장에 비해서도 상당히 높은 타점의 오버핸드 투구폼. 거기다 역동적이면서 부드러운 투구를 하는 스타일의 투수라는 평가다. 그런 점은 김광현(SSG, 34)을 연상케 한다는 평을 받기도 한다.

최근 열린 2022 아마추어 스타대상 시상식에서 미래스타 투수상을 받은 건 이런 평가에 방점을 찍는 수상이었다. 이렇듯 화려한 내년 시즌을 예고한 황준서를 MK스포츠가 만났다.

고교 2학년에 받은 큰 상에 대해 황준서는 “올해 좋은 결과가 나왔는데 그만큼 영광스러운 상을 받게 돼서 기쁘고 뿌듯하게 올 한해를 마무리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어떤 유형의 투수인지 스스로 소개해 달라’는 말에는 황준서는 “공이 막 빠른 투수는 아니고, 제구력이나 운영능력으로 경기를 풀어가려고 하는 투수이고 가장 자신 있는 변화구는 스플리터다”라고 자신을 설명했다. 이런 황준서의 올해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까지 나왔고, 평균 140km 초중반대에서 형성됐다.

또 황준서는 아마추어 스타대상 시상식에 참여한 윤영철, 김범석(2023 LG 1R 지명)과 함께 지난 9월 미국에서 열렸던 U-18 야구월드컵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의 청소년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투수 가운데선 유일한 2학년 멤버였다. 그렇다면 황준서는 1년 위의 선배들을 보면서 어떤 것들을 느꼈을까.

황준서는 “형들이 야구만 잘하는 게 아니라 굉장히 예의 바르고, 정말 잘 챙겨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부분들도 많이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하지만 마운드 위에서는 황준서가 대표팀의 가장 중요한 순간을 책임졌다. 네덜란드와의 조별리그 4차전에서 3.1이닝 1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쳐 팀의 한국의 최소 조 2위 확보에 기여했고, 대만전에서는 승리 투수가 됐다.

대만전은 자칫 패했다면 그대로 한국의 결승전 진출이 무산되는 상황이었다. 최재호 대표팀 감독은 다른 누구도 아닌 황준서를 선발로 택했다. 그리고 황준서는 디펜딩챔피언 대만을 상대로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70개의 공을 던져 단 2피안타 무4사구 6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쳐 한국을 승리로 이끌었다. 일본과의 3,4위 결정전에서도 비록 조기 강판되기는 했지만 다시 선발 중책을 맡기도 했다.

황준서가 2학년이란 것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성공적인 청소년국가대표 데뷔 대회였다.

황준서(오른쪽)는 지난 9월 열렸던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윤영철(왼쪽, 2023 KIA 1차 지명)과 함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사진=대한야구협회
하지만 황준서는 “에이스라기보다는 형들이 잘 이끌어줘서 좋은 결과가 난 것 같다”며 ‘청대 에이스’라는 평가에 손을 저으며 “외국에 가서 보니까 힘이 좋은 타자들이 많고, 투수들도 구위가 엄청 좋다는 걸 많이 느껴서 피지컬적으로 더 준비를 많이 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키도 더 커야 할 것 같다”며 수줍게 웃어보였다.

이런 황준서를 윤영철은 어떻게 봤을까. 윤영철은 “대표팀 가서 던지는 것을 제대로 보니까 2학년인데도 확실히 공도 잘 던지고 배짱도 있고, 마운드에서 힘있게 던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했다.

반대로 황준서는 “윤영철이란 이름만 알고 서로 알지는 못했는데 대표팀을 같이 하면서 많이 배웠고, 경기 운영이나 위기관리와 같은 부분에선 ‘넘어 설 수 없는 벽’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그건 어떤 의미일까. 황준서는 “지난해부터 윤영철 형을 봤는데 완벽한 제구력면에선 따라가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며 윤영철의 뛰어난 제구력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황준서와 윤영철은 이처럼 ‘비슷한 유형의 투수’라는 평가를 받곤 한다. 하지만 황준서는 “비슷하지만 다른 부분도 많다. 나는 공을 좀 ‘무식하게 때리는 유형의 투수’라면 (윤)영철이 형은 ‘정확하게 던지는 투수’ 같다”며 스스로 느끼는 둘의 차이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황준서는 “S존에 최대한 공격적으로 공을 던지려고 하는 편”이라고 부연했다.

의식하지 않았지만 장점이 된 부분들도 있다. 올해 황준서의 투구를 지켜본 많은 아마추어 야구 관계자들은 “투구폼이 상당히 부드럽고, 공이 나오는 디셉션(숨김) 동작이 좋다. 릴리스포인트도 상당히 높아서 체감상으로 구속이 더 빠르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이런 평가에 대해 황준서는 “나 자신은 잘 모르고 있었는데 ‘디셉션이 좋다’는 평가를 많이 듣게 되면서 그런 부분에 더 신경을 쓰면서 던지고 있다”면서 “중학교 시절부터 ‘타점이 높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어서 그게 장점이 될 수 있도록 항상 생각하면서 던진다. 현재 폼이 나에겐 가장 편한 투구폼이다”라고 설명했다.

좋은 투구매커니즘을 어찌 보면 타고났고, 이를 스스로 더 좋은 방향으로 잘 발전시킨 케이스다. 많은 투구 전문가들이 꼽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형. 그렇기에 아직 신체가 덜 발달한 황준서가 현재 185cm의 신장이 더 크고, 근육이 더 붙는다면 구속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보는 이들이 많다.

청소년대표팀에서 배운 너클커브와 투심패스트볼도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주무기인 스플리터와 함께 조합해서 활용하기 위해서다.

낭중지추(囊中之錐). 말 그대로 주머니를 뚫고 나온 송곳처럼 주목받고 있다. 황준서는 “더 보는 이들이 많아지면 그만큼 기대도 커질텐데 거기에 부응할 수 있도록 올해 겨울부터 더 잘 만들어서 내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내년 2024 신인드래프트에서 장현식과의 전체 1순위 지명도 경쟁이 될 수 있다. 황준서는 “지금은 장현식 선수가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그 선수를 따라 잡기 위해 피지컬적으로 많이 키우고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며 담담하지만 강한 경쟁의식도 내비쳤다.

불과 2학년의 나이에 2022년을 자신의 해로 만든 황준서. 담담하고 차분한 그의 말대로 더 성장한 황준서의 내년 모습에 자꾸만 기대가 쏠린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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