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 “사랑 얼마나 설레고 아름다운가”[MK현장]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psyon@mk.co.kr) 2022. 12. 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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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앨범으로 찾아온 조수미. 강영국 기자
세계를 매혹시킨 소프라노 조수미가 2022년, 열렬히 사랑 중이다.

조수미는 6일 새 앨범 ‘사랑할 때’를 발표하고 음악 팬들에게 그 뜨거운 사랑을 전한다. ‘사랑할 때’는 조수미가 2019년 ‘마더’ 이후 3년 만에 내놓는 새 앨범으로 사랑이 가득 담긴 노래들을 수록했다.

“지금이 바로 사랑할 때…모든 애정 다 쏟았다”

이날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린 신보 ‘사랑할 때’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조수미는 “굉장히 개인적으로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나온 앨범이 상당수 되지만 이번처럼 정성과 사랑과 관심을 갖고 준비한 앨범은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며 “아무래도 사람이 살면서 때가 있지 않나. 내가 느끼기에 지금은 사랑할 때라고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수미는 특히 “이 앨범을 녹음하고 준비하면서 팬들에게 ‘첫눈 오는 날 이 앨범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약속드렸었다. 5월인가 7월쯤 그 약속을 드렸는데 너무 기적같게도 ‘사랑할 때’를 내놓게 돼 축복 같고 기분이 정말 좋다”며 “우리가 비록 8강에 못 갔지만 이 앨범으로 위안을 드릴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앨범에는 ‘마중’, ‘눈’, ‘사랑하기 때문에’ 등 가곡부터 가요, 크로스오버까지 다양한 장르의 11곡이 수록됐다.

이번 앨범 레코딩 프로듀서로 나선 최진 감독은 영상통화를 통해 조수미와 ‘사랑할 때’ 작업을 진행한 소감과 에피소드를 전했다.

최 감독은 “조수미 선생님과 2005년부터 계속 작업해왔는데 이번 작업은 조금 다르게 다가온 것 같다. 여태까지 앨범이 모두 뼈를 깎는 출산의 고통 같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특히 이번 음반만큼 애정과 사랑을 다 쏟아부은 앨범이 없지 않았나 싶다”고 운을 뗐다.

최 감독은 “녹음 작업도 그렇지만 후작업 과정에서 선생님과 거의 매일 통화했다. 대륙을 가로지르는 말도 안되는 해외 연주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전화를 드리면 온 마음이 이 음반에 담겨 있더라. 정말 모든 걸 쏟아부으셨다”고 조수미의 열정을 돌아봤다.

최 감독은 또 “이번 음반에서 선생님이 생각한 것을 구현해내는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사랑은 밸런스가 중요하듯이 이 음반 작업을 같이 하면서 선생님의 목소리, 밸런스에 최대한 완벽한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저도 다른 것보다 더 열심히 했던 음반이다”라고 덧붙였다.

송영주(쿼텟), 최영선(지휘), 조수미, 길병민(베이스 바리톤), 해금나리(해금연주자)가 포즈를 취했다. 강영국 기자
“조수미와 작업 영광…감동 그 자체”

앨범 작업에 참여한 바리톤 길병민, 지휘자 최영선,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 해금연주자 나리는 간담회 현장에 참석해 조수미와의 작업 소감 등을 밝혔다.

지휘자 최영선은 “처음에는 일방적으로 선생님을 선망하고 배워나가는 입장이었다면 점차 선생님을 이해하고 소통하고, 때로는 내가 선생님께 주도권을 갖고 서포팅하고 나아가서는 함께 나아가는 식의 안목을 가지고 작업하려 노력했다”며 “그런 점들이 때에 따라서는 선생님께서 더 편안함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근래 들어 아름다운 창작가곡이 많이 나오고 있어 선생님의 목소리로 만들면 얼마나 좋을까 했는데 선생님이 많은 좋은 곡을 골라주셨다”면서 “선생님께서는 새롭고 다채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단순 시도가 아니라 이미 완성 단계에 있는 것을 선생님이 구현하려 노력했고 (나는) 선생님이 구현하고자 하는 해석을 잘 완성시키기 위한 과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재즈 피아노 송영주는 “선생님의 음악적 장르가 워낙 넓어 스폰지처럼 빨아들이고, 즐기고, 재즈 뮤지션 한명 한명을 존중하고 세밀하게 챙겨주는 모습을 보고 감동 받았다”고 감격을 드러냈다.

바리톤 길병민은 “선생님의 후배이자 성악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전통예술과 클래식, 가곡까지 아우르는 선생님 보면서 존경심을 키워왔고 닮고 싶단 생각을 해왔다”며 “선생님이 직접 해시는 곡에 대한 해석과 디렉팅을 받으며 행복하게 연주할 수 있었고, 함께 콘서트 할 수 있게 돼 영광이고 귀감이 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또 해금 연주자 나리는 “어릴 때부터 성악이 꿈이었고, 나에게 선생님은 영웅이다. 몇년간 선생님의 공연에 같이 다니고 배우기도 많이 배우고, 몇년간 다시 처음부터 배움의 시간인데, 선생님께서 가곡을 노래로만 부르는 게 아니라 시처럼 읊조리는 선율이 병행되어 정말 다른 무언가가, 에너지가 있는 곡이 나왔구나 싶다”고 돌아봤다.

사랑을 테마로 한 신보를 발매한 조수미. 강영국 기자
“‘사랑할 때’, 첫사랑 감정 잊혀지기 전 작업해야겠다 생각”

‘사랑’을 앨범 테마로 잡은 이유는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조수미는 “코로나를 겪으며 누구나 외롭고,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든 멀리 있든 사랑하는 순간이 가장 아름답고 값진 순간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늦기 전에 빨리, 내 첫사랑이 잊혀지기 전에 이 앨범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실제 자신의 첫사랑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조수미는 “내가 대학 다닐 땐 휴대전화도 인터넷도 없어 연락하기 어려웠는데, 대학 때 첫사랑 친구와 약속을 했다. 첫눈이 내리면 어디 있든 경복궁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원래 내가 공부를 잘 안 했는데 그날따라 도서관에 갔다. 하루종일 도서관에 있다가 배고파서 밖에 나갔는데 밖에 눈이 너무 많이 와 있더라”고 말했다. 그는 “도서관을 바로 뛰쳐나가 경복궁에 갔는데 아무도 없더라. 그 땐 서로 연락도 안 됐고 해서 못 만났는데 알고보니 기다리다가 우리 집 앞에 가 있었다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조수미는 그러면서 “첫눈, 첫사랑에 대한 애틋함과 강렬함을 지금 이 나이가 되도록 잊을 수가 없다. ‘사랑할 때’를 통해 내가 떨렸던 설렘을 같은 말을 쓰고 정서를 나누는 내 팬들, 그리고 우리 가족 같은 우리나라 분들께 그걸 전해드리고 싶었다. 사랑이 얼마나 설레고 얼마나 중요하고 아름다운지. 그리고 결국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 내가 사랑했던 사람의 얼굴이 떠오를 것 같다는 개인적인 절실함이 담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열정으로 가득했던 조수미와의 작업에 대해 최 감독은 “작업하면서 그 곡이 갖고 있는 느낌, 뉘앙스를 잘 찾기 위해 노력했다. 작업하다 보면 인위적으로 가미되는 점들이 있지만 이번 음반은 그런 게 아예 없었다. 그 느낌 하나를 찾기 위해 테이크를 수없이 반복해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그 열정을 돌아보면, 내가 점점 더 젊어지는 조수미와 작업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특히 이번엔 그런 느낌이 깊게 남아 있다”고 조수미의 열정을 강조했다.

대학 시절 홀홀단신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나 1986년 오페라 ‘리골레토’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세계적인 소프라노로 우뚝 선 작은 거인 조수미. 37년 동안 전 세계에서 노래하며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는 그이지만 과거부터 이어져 온 영화에 매여 있는 게 아니라, 계속 새로운 무언가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조수미에게 건네는 후배들의 리스펙트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랑할 때’로 차가운 겨울,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건네는 조수미는 오는 2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현존 최고의 바리톤 토마스 햄슨과 듀오 콘서트 ‘아트 송즈’를 개최한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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