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겨울 끝났나… 국고채 ETF·ETN 수익률 ‘쑥’

정현진 기자 2022. 12. 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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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국고채에 투자하는 ETF·ETN 수익률 두자릿수
국고채 금리 내리며 채권시장에 ‘훈풍’
“채권투자 매력적인 시기… 회사채·여전채는 아직”

채권시장 침체로 한동안 부진하던 국고채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투자가 오랜만에 활기를 찾고 있다. 국내 채권시장은 올 들어 계속된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 경색까지 겹치면서 완전히 얼어붙었다. 그런데 최근 금리 인상 종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기대로 채권시장에 온기가 퍼지면서, 가장 안정성이 높은 장기 국고채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그래픽=이은현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 ETF’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13.43%를 기록했다. 이 상품을 운용하는 KB자산운용은 연초 이후에 투입된 개인순매수 금액 약 500억원 중 최근 1개월 동안에만 132억원이 몰렸다고 밝혔다. 국고채 30년물 3개 종목에 투자하는 이 상품은 듀레이션(투자 자금의 평균적인 회수 기간)이 28.25년 수준으로, 국내 채권 ETF 중 듀레이션이 가장 길다. 채권 가격은 금리가 떨어질수록 상승하는데, 듀레이션이 긴 상품에 투자자 수요가 몰렸다는 것은 그만큼 장기적으로 금리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늘었다는 의미다.

이 외에도 ‘KOSEF 국고채10년레버리지’(9.72%), ‘KODEX 국고채30년액티브’(9.62%), ‘HANARO KAP초장기국고채’(7.08%) ETF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장기 국고채 ETN도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메리츠 레버리지 국채30년 ETN’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22.25%를 기록했다. ‘메리츠 국채30년 ETN’(10.85%), ‘신한 레버리지 10년 국채선물 ETN’(10.48%), ‘메리츠 레버리지 국채10년 ETN’(10.45%) 등 10년물, 30년물 장기채에 투자하는 상품 수익률도 같은 기간 10%를 웃돌았다.

지난 29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걸린 정기예금 금리 안내문.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최근 채권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안정적인 장기채 투자 상품 중심으로 수요가 쏠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0월 21일 연 4.632%까지 올랐던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이달 5일 3.549%로 내렸다. 같은 기간 30년물 국고채 금리는 4.392%에서 3.524%로 떨어졌다.

한동안 얼어붙었던 회사채 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지난달 1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던 CP 91일물 금리는 지난 1일부터 상승세를 멈추고 3거래일 연속 연 5.54%를 유지하고 있다. 무보증 3년 회사채 AA-등급의 금리도 지난 29일 이후 4거래일째 하락세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세 번째)이 지난 10월 23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마친 뒤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미국과 한국의 금리 인상 종료 시점이 가시화되면서 채권 투자에 관심이 커지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박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시중 금리가 급등하면서 기대수익률 관점에서 채권 투자가 매력적인 구간에 진입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금리가 높아진 만큼 향후 금리 인하로 채권 가격 상승을 기대할 여지가 커졌다는 의미다.

그는 “아직 인플레이션 등 변수가 있지만,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과 인상 종료 시점이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역사적으로 기준금리 동결만으로도 시장 금리 하락세가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 “경기 침체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는 점도 채권 투자에 긍정적”이라면서 “경기 둔화가 예상되면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며 신용도가 높은 채권에 자금이 집중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와 회사채 투자 수요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채와 회사채의 경우 아직 발행 업체의 기초 체력에 대한 우려가 크고, 채안펀드 외에 기관투자자의 투자 수요 회복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국채 금리 하락세가 지속되고, 시중 유동성 우려가 더 줄어들어야 하위 등급에까지 투자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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