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스 자매·샤라포바 길러낸 전설의 테니스 코치 별세

김태훈 2022. 12. 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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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본인은 테니스 선수로 활동한 경험이 전혀 없으면서도 테니스 코치가 되어 세계적 스타 선수들을 길러낸 미국 스포츠계의 전설적 지도자 닉 볼레티에리 IMG 아카데미 설립자가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처럼 세계 테니스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인은 2014년 선수 출신이 아닌 사람으로는 이례적으로 '국제 테니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영광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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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MG 아카데미 설립자 볼레티에리 97세 타계
정작 본인은 선수 경험 없어… 세계적 스타 육성
"학생 특성 살려야"… 2014년 '명예의전당' 헌액

정작 본인은 테니스 선수로 활동한 경험이 전혀 없으면서도 테니스 코치가 되어 세계적 스타 선수들을 길러낸 미국 스포츠계의 전설적 지도자 닉 볼레티에리 IMG 아카데미 설립자가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안드레 애거시(52), 비너스 윌리엄스(42)와 세리나 윌리엄스(41) 자매, 마리아 샤라포바(37), 보리스 베커(55), 모니카 셀레스(49), 안나 쿠르니코바(41)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들이 모두 고인의 제자들이다.

5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4일 자신이 세운 IMG 아카데미가 있는 플로리다주(州) 브래든튼에서 숨을 거뒀다. IMG 아카데미 측은 성명에서 “고인은 생애 마지막 시기까지도 종종 20대 젊은이와 같은 열정으로 어린 학생 선수들을 지도했다”며 “우리는 고인의 부인 신디, 그리고 자녀들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세계적 테니스 스타 윌리엄스 자매와 샤라포바 등을 길러낸 미국의 전설적인 테니스 코치 닉 볼레티에리(1931∼2022) IMG 아카데미 설립자. AP연합뉴스
고인은 1931년 뉴욕에서 이탈리아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엔 운동보다는 공부에 더 관심이 있는 학생이었다. 대학에 입학해 철학을 전공한 고인은 졸업 후 육군에 입대해 중위로 전역했다. 이후 마이애미 대학교 로스쿨에 적을 두고 있던 1956년 학비를 벌기 위한 일종의 부업으로 테니스 코치가 되었다. CNN은 “그때까지 고인은 고등학교 미식축구팀에서 쿼터백, 그리고 군대에서 낙하산 부대원으로 활동한 것이 전부였다”고 보도했다. 테니스를 개인적으로 즐겼는지는 몰라도 프로 선수로 활동한 적은 전혀 없었다는 얘기다.
부업으로 시작한 테니스 코치가 고인의 평생 직업이 되었다. 고인한테 배운 어린 학생들이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차츰 ‘명(名)지도자’로 알려지게 되었다. 어느 정도 부와 명성을 얻은 고인은 1977년 친구한테 빌린 100만달러를 보태 자신의 이름을 딴 ‘닉 볼레티에리 테니스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이것이 1987년 테니스는 물론 모든 종목의 스포츠를 가르치는 지금의 IMG 아카데미로 확대했다. 야구선수와 해설가를 지낸 봉중근이 최근 이 아카데미의 야구 코치로 발탁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국내에서도 화제가 된 곳이다.
미국 테니스 코치 닉 볼레티에리가 83세이던 2014년 ‘국제 테니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뒤 기념패를 든 채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고인한테 테니스를 배운 제자들이 세계적 스타로 성장하면서 덩달아 고인도 유명해졌다. 위에 소개한 것처럼 4대 메이저 대회(윔블던·US오픈·프랑스오픈·호주오픈)에서 모두 우승한 그랜드슬램 달성자, 그리고 한때 세계 랭킹 1위를 기록한 선수 여럿이 고인의 지도를 받았다. 자신의 테니스 교육 철학과 관련해 고인은 1995년 언론 인터뷰에서 “지도자는 자기의 틀을 강조해서는 안된다”며 “선수들을 지도자에 맞추기보다는 학생들의 특성을 얼마나 잘 살리느냐가 중요하다”고 소개한 바 있다.

이처럼 세계 테니스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인은 2014년 선수 출신이 아닌 사람으로는 이례적으로 ‘국제 테니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영광을 누렸다. 지금은 은퇴한 독일 출신의 테니스 선수로 1996년 프로 데뷔 후 2002년 세계 랭킹 2위까지 올라갔던 토미 하스(44) 역시 고인한테 테니스를 배웠다. 하스는 고인의 타계 소식을 접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추억이 너무 많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제가 꿈을 좇을 수 있도록 최고의 기회를 주신 점에 감사드린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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