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갔다 와야 낙점된다는데 난 못가”…윤심 판독기 된 ‘관저만찬’

羅 “특별한 분들만 가시는 듯”
‘尹 관저정치’ 적절성 꼬집어
주호영 “후보들 성에 안차”에
羅 “내부 총질보다 더 나빠”

발언하는 나경원 부위원장<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 만찬이 새로운 ‘윤심 판독기’로 불리며 국민의힘 안팎에서 연일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다. 친윤계 의원들과 국무위원들의 만찬 소식이 연일 쏟아지는 가운데 국회에서는 만찬정치의 적절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관저 정치에 대해 “아직 관저를 못 갔다”며 “관저를 갔다 와야 낙점이 된다는데 특별한 분들만 가시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최근 국민의힘 지도부를 필두로, 친윤계인 권성동, 이철규, 김기현 의원, 한동훈·이상민 장관 등이 관저 만찬을 가졌다는 사실을 지적한 셈이다.

특히 주호영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을 따로 만난 직후 현재 당권 후보들이 모두 성에 안 찬다고 한 작심발언에 대해 나 부위원장은 “내부 총질보다 더 나쁜 것이 내부 디스다”며 “자천, 타천 거명되는 당권 주자를 나열하고 이렇게 비판하는 것은 상당히 유감이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MZ세대 등 2030세대에 어필할 수 있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 원내대표의 ‘뉴브랜드론’으로 다시금 한동훈 법무부장관 차출설이 확산하고 있는 지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나 부위원장은 “한동훈 장관이 (전당대회에) 나오는 것을 저는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윤 대통령이 (한 장관을) 더 귀하게 쓰시려고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심스레 의견을 밝혔다.

관저 다녀온 김기현, 장제원과 연대설 점화

김기현 의원

만찬정치의 여파는 당권후보 지형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관저 만찬을 가진 김기현 의원의 경우 한동안 잠잠했던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설’이 다시금 피어오르고 있는 분위기다. 김 의원이 윤 대통령과 만찬을 통해 윤심을 확인한 만큼 본격적인 당권 도전 행보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김 의원은 이날 윤심을 내세우며 첫 번째 당 대표 공약을 공개하며 당권 도전을 본격화했다.

‘우수 인재 모집’을 첫 번째 공략으로 내세운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가치의 유연성을 높이고 세대를 폭넓게 아우르며 지역을 확장하고 계층을 넓히는 ‘가세지계’를 펼치겠다”며 “그 뜻을 함께 펼쳐나갈 천하의 인재를 모아 사심을 버리고 공심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관저정치가 연일 뉴스를 일으키자 당내서는 관저정치 경계론도 확산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서 정무수석을 지낸 김재원 전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친박계) 행사가 많았다”며 “김무성 전 대표가 한 번은 이걸 알게돼 의원총회장에서 피가 거꾸로 솟았다고 격정을 토로한 바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러한 관저정치를 비판하고 나섰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춘향전 구절에 금잔의 아름다운 술은 만백성의 피고 옥 수반의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 했다”며 “지금 국민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고 있는데 관저에서 만찬이나 즐길 때인가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