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미사일’ 쏟아붓는 러시아, 그 속엔 여전히 ‘서방 정밀부품’

박병수 2022. 12. 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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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한 미사일 일부는 서방의 대러시아 경제 제재 이후 만들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서방이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직후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에 나섰지만 여전히 러시아가 첨단 미사일 제작에 필요한 서방의 정밀부품을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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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경제 제재 이후 생산 미사일 다수에서 서방 부품 확인
영국 ‘분쟁군비연구소’(CAR) 보고서 중 일부.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한 미사일 일부는 서방의 대러시아 경제 제재 이후 만들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서방의 제재에도 아직 러시아가 서방의 부품이 들어가는 정밀 무기를 만들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영국의 무기 감시단체 분쟁군비연구소(CAR)는 5일(현지시각) 보고서를 내어 최근 키이우에 떨어진 러시아제 순항미사일 Kh-101의 잔해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 일부 미사일이 지난 여름 이후 또는 9월 이후 만들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Kh-101 미사일은 러시아가 2013년부터 실전 배치에 나선 공대지 순항미사일로, 여기에는 반도체와 암호화된 무선시스템, 레이저 탐색기 등 서방의 첨단 부품이 들어가 있다. 서방이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직후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에 나섰지만 여전히 러시아가 첨단 미사일 제작에 필요한 서방의 정밀부품을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뉴욕 타임스>는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 제재를 피해 미사일 부품을 몰래 수입하고 있거나 아니면 우크라이나 침공 전에 미리 많은 부품을 확보해 두었을 가능성이 있음을 뜻한다고 전했다.

이번 보고서를 낸 기관인 분쟁군비연구소는 전쟁에서 사용하는 무기와 탄약을 확인하고 추적하는 비정부 기구로,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 여러 차례 현장 조사단을 파견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Kh-101 미사일 잔해에 남아있는 13자리 일련번호를 분석해 제작 시기를 알아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13자리 숫자 중 맨 앞 세자리는 생산 공장을 가리키며, 다음 세자리는 미사일의 버전, 다음 두 자리가 제작된 시기, 마지막 다섯 자리는 미사일 생산 단위(batch)와 시리얼 넘버를 가리킨다.

러시아는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많은 순항미사일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오면서, 러시아군의 지속적인 군수지원 능력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국방장관 로이드 오스틴은 지난달 23일 러시아군에 정밀유도 무기가 부족하며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 때문에 반도체 등을 구하지 못해 무기 생산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분쟁군비연구소의 우크라이나 현장 조사를 이끌었던 데이미언 스플리터스는 러시아군에 무기가 부족하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그런 주장은 지난 4월부터 있었다. 이들 순항미사일이 최근 만들어졌다는 게 그런 징후일 수 있지만 확실하진 않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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