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에 '빨간색' 칠하는 윤 정부... 이 여론은 알까 [김봉신의 여론감각]

김봉신 입력 2022. 12. 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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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신의 여론감각] 파업의 '성격'에 집중하면 지지도가 보인다

[김봉신 기자]

▲ 화물차 향해 선전전 하는 화물연대 화물연대 파업 12일째인 5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선전전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화물연대의 파업을 두고 사회적 논란이 상당하다. 언론 기사량이나 소셜 빅데이터 언급량에선 직전엔 이태원 참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이젠 화물연대 파업이 가장 자주 등장하는 이슈가 됐다. 게다가 이슈가 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긍정률이 오차범위 내에서 미세하게 올랐다는 뉴스도 있다.

그래서일까. 정부는 강경 대응 기조로 파업 이슈에 접근하고 있다. 아마 지금까지 여론조사에서 노동조합에 대한 국민 호감도가 낮거나, 파업에 대한 인식과 태도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아서, 정부가 강경 기조로 응수하는 것이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과연 그런지, 국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노동조합의 파업에 대한 인식을 살펴봤다.

노조활동에 부정적 45% - 긍정도 부정도 아니다 35% - 긍정적 13%
 
▲ 한국리서치 "노동조합과 파업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인식" 중 노조활동 긍/부정 인식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의 기획, "노동조합과 파업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인식"에서는 노동조합에 대한 국민적 긍/부정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 한국리서치
 
최근 실시된 한국리서치 조사결과다. 2022년 10월 14일부터 3일 동안 조사를 했으니, 최근 화물연대 파업 관련 여론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리서치가 자체 온라인조사로 국내 노조의 전반적 활동에 대한 긍정·부정을 물었다. 그 결과 부정적 45%, 긍정적 13%로 집계됐다. 한국리서치는 이 결과를 두고 "부정적 인식 과반 가까운 45%"라고 제목을 뽑았다. 그러나 세부 데이터를 보면 '긍정도 부정도 아니다'라는 응답이 35% 나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데이터를 통해 노동조합에 대한 국민 여론은 호의적 입장이 다수라고 하긴 어렵다. 다만, 다수의 단체나 기관이 비슷하게 다수의 호의적 시선을 받진 못한다는 점은 확실하다.

파업이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면 '반대 다수'
 
▲ NBS "노조파업에 대한 인식" 11월 5주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노조파업에 대한 인식을 물었고, 자제해야 한다는 응답이 다수로 나타났다.
ⓒ 전국지표조사
최근 화물연대 파업 관련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전국지표조사(NBS)는 11월 5주 조사 중 한 문항으로 화물연대와 지하철노조의 파업을 다뤘다.

'노조의 정당한 단체행위로 문제될 게 없다'는 응답이 34%, '경제 악영향 우려 자제해야 한다'는 응답이 58%로 격차가 24%p로 '자제해야 한다'에 응답이 쏠렸다. 앞서 언급한 '노조활동에 대한 인식' 조사와 비춰 본다면 이상할 게 없는 결과 같다. 

그런데 필자는 문항을 보면서, 화물연대 파업의 핵심에 얼마나 부합한 문항 문구의 구성인지 살펴봤다. 화물연대의 주장 중 필자는 다음 두 가지에 주목했다.

첫째, 안전운임제는 국민 안전을 증진시키는 측면이 있다.
둘째, 중장기적으로 국민경제에 긍정적 영향이 있다.

만일 위와 같은 두 가지 주장에 주목해 위 설문에서 "경제에 악영향"을 "당장의 물류 문제"로, "노조의 정당한 단체행위"를 "국민 안전을 위한 운임 보장" 등으로 문구를 바꾸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이렇게 바꿔 물었더라도 설문 결과가 어떻게 바뀔 것이라고 예측하긴 어렵다.

파업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 국민 호응... 안전시설 확충 등엔 68%가 우호적

하지만 좀 더 세밀한 조사결과는 위의 한국리서치 기획조사(올해 10월)에 있었다. 앞서 노조 활동에 대한 긍정·부정 인식을 조사했던 한국리서치의 '여론 속의 여론' 기획 조사 결과를 조금 더 들여다 보자. 아래 차트가 있다.
 
▲ 한국리서치, 파업 성격별 적절성 조사 한국리서치 조사에 의하면, 파업의 성격에 따라 국민적 호응은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
ⓒ 한국리서치
 
노조 파업의 성격에 따라 적절성 평가는 매우 다르다. 임금 인상이나 고용 형태를 바꾸는 파업보다는 '안전 시설 확충'과 '인력 충원'은 적절성 평가에서 더 높은 비율의 긍정 평가를 받고 있다. 임금 인상 요구 파업이 23%인데 반해 안전 시설 확충은 68%이니 매우 다른 양상이다. 인력 확충을 위한 파업도 64%가 적절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음은 '대중교통 업체'와 '의료업계(의사)' 파업 둘을 비교해 보여준 조사 결과다. 각 업계의 요구 내용을 보여주고 "지지하느냐"라고 물었으니, 이는 파업에 대한 지지도 조사다.
 
▲ 한국리서치, 대중교통 및 의료업계 파업 지지도 같은 조사에서 한국리서치는 대중교통 업계의 파업이 의사 파업 대비 높은 지지도를 얻고 있다는 결과를 보여줬다.
ⓒ 한국리서치
 
먼저, 대중교통 업계 파업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60%로 결코 적지 않다. 과반의 지지 응답을 얻은 것이다. 의사 파업에 대한 지지 응답이 25%에 그쳤으니 매우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한국리서치는 "대중교통 업계가 내세운 '장시간 운전 방지를 위한 1일 2교대제 실시'에 대한 호응도가 높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한국리서치, 화물운전기사 및 금융업계 파업 지지도 역시 같은 조사에서 한국리서치는 화물운전기사의 안전운임제를 요구하는 파업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10명 중 6명 정도라는 점을 보여줬다.
ⓒ 한국리서치
 
또 다른 결과를 보자. 화물운전기사 파업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58%를 기록했다. 10명 중 6명이 화물운전기사 파업을 지지한다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준다.

매우 건조한 설문일 수도 있다.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보여주고 지지하느냐 지지하지 않느냐를 물었으니, 화물연대의 요구에 대한 핵심에 더 가까울 수 있다. 물론 혹자는 파업의 결과나 효과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을 할 수 있겠으나, 여론조사 문항은 해석에 이견이 없도록 깔끔하게 만드는 게 더 좋다.

이 정도면 화물연대 파업은 꽤 큰 지지를 얻고 있는 셈이다. 화물연대가 주장하는  내용에 색깔론 등의 프레임을 씌우지 않고 묻는다면, 국민적 지지를 확인할 수 있다.

노조 활동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라고 해서, 정부가 당면 현안으로 떠오른 모든 노동 이슈에 "범죄"나 "북핵"에 빗대는 식으로 강경하게 대응한다면 어떻게 될까. 과연 해결의 실마리를 쉽게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윤 대통령 국정 긍정률 제고 효과도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화물연대 파업 이후 한국갤럽 조사 결과 기준으로 11월 4주(11월 22일~24일 조사)와 12월 1주(11월 29일~12월 1일 조사)의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각각 30%, 31%를 기록했다. 정당지지도 역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횡보 중이다(11월 4주 국민의힘 32% - 민주당 33%, 12월 1주 국민의힘 35% - 민주당 33%). 

종합하면, 이번 화물연대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가 결코 낮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당사자의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여겨진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대처리즘 '두 국민 전략(two nations strategy, 노조를 공공의 적으로 규정하고 중산층과 노동자 계급을 분리하는 전략)'을 넘는 한국판 'n국민 전략'이 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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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11월 4주) 조사 개요]
의뢰처: 자체조사 / 조사기관: 한국갤럽 / 조사기간: 11월 22~24일 /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 / 조사방식: 무작위 생성(RDD, 무선 90%, 유선 10%) 전화면접조사 방식 /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 응답률: 9.7%

[한국갤럽(12월 1주) 조사 개요]
의뢰처: 자체조사 / 조사기관: 한국갤럽 / 조사기간: 11월 29일~12월 1일 /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 / 조사방식: 무작위 생성(RDD, 무선 90%, 유선 10%) 전화면접조사 방식 /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 응답률: 10.0%

더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해 주십시오.

아래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규제 대상 조사가 아닙니다.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2022-11-22)]
[기획] 노동조합과 파업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인식
https://hrcopinion.co.kr/archives/24968

[전국지표조사(NBS) 2022년 11월 5주]
http://nbsurvey.kr/archives/5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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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 김봉신씨는 메타보이스 대표이며 조원씨앤아이 부대표입니다. 이 기사는 http://blog.naver.com/metavoice/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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