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52분간 장쩌민 추모사 “서방 제재에도 흔들림 없이 체제 지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오전 고(故) 장쩌민 전 주석의 국장(國葬) 격인 추도대회에서 “20세기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 국내외에서 엄중한 정치 풍파가 일어나고, 세계 사회주의는 심각한 굴곡을 겪었으며, 서방 국가들은 중국에 소위 ‘제재’를 가했다”면서 “장쩌민 동지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경제 건설이란 중심을 견지하고, 선명하게 4가지 기본원칙(공산당 일당 통치 등 체제 유지 원칙)을 고수했다”고 했다.
최고 지도자의 장례에서 시 주석의 이같은 발언은 미중 경쟁, 대규모 시위 등으로 곤란을 겪는 상황에서 국내외에 전하는 메시지로 분석된다.
이날 추도대회는 오전 10시(한국 시각 11시)부터 한 시간 동안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엄수됐다. 현장에는 약 1만명의 당, 정, 군 관계자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도대회 시작과 함께 14억 중국인이 3분간 묵념했고, 전국에서 경적과 방공 경보가 울렸다. 중국 내 주식과 선물, 외환 등 모든 금융 거래 또한 3분간 일시 중단됐다. 중국 전역과 해외의 중국 대사관·영사관 등 재외공관은 조기를 게양했다. 추도대회는 국영 CCTV가 생중계했고, 중국 주요 동영상·뉴스 사이트는 추도대회 관련 영상을 메인 화면에 걸었다.
공공 오락 활동은 이날 금지됐다. 유니버설 베이징 리조트는 하루 폐쇄됐고, 텐센트·미호요 등 중국 주요 게임 업체들은 이날 0시부터 24시간 동안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국 농구연맹은 예정됐던 경기를 연기했다. 전날 베이징 바바오산 혁명공원에서 엄수된 장 전 주석의 화장식에는 시 주석을 포함한 최고지도부 인사들과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등이 참가했다.
시 주석의 추모사는 이날 오전 10시 4분부터 10시 56분까지 약 52분 동안 이어졌다. 시 주석은 장 전 주석을 ‘위대한 인물’이라고 지칭하며 “중국 사회주의 대업을 이뤄낸 뛰어난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장 전 주석의 어린시절부터 정계에 발을 들인 과정을 상세하게 소개하면서 그의 정치, 경제 공헌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추모대회 이후 중국 내 ‘백지 시위’가 다시 확산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정부가 방역 완화 조치를 잇달아 내놓으며 ‘위드코로나’ 전환을 시도하고, 장 전 주석 추모 분위기를 대대적으로 조성하면서 시위가 소강 상태에 접어든 상황이다. 중국 각지에서는 조직적인 시위 대신 방역 관리자와 시민 간 충돌이 주로 일어나고 있고, 반정부 구호도 자취를 감췄다.
중국 정부가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 원칙을 밝힌 것도 시위대가 위축된 원인으로 꼽힌다. 포린폴리시(FP)는 “만일 시위가 이어진다면 중국 당국은 준군사조직인 무장 경찰을 투입해 강력한 무력 진압을 벌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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