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처럼 15초 만에 금은방 턴 '10대 5인조'…'뉴스보고 자수'(종합)

이승현 기자 2022. 12. 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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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애들이랑 금은방 털어올테니 형들이 금 좀 팔아줘."

아는 형의 오토바이를 빌려타다 사고를 내 150만원의 수리비가 필요했던 고등학교 자퇴생 A군(16)은 금은방 털이를 계획했다.

A군과 초등학생 C군은 신원을 알아볼 수 없도록 오토바이 헬멧을 쓴 채 망치로 금은방의 유리창과 진열장 등을 깨고 내부에 들어가 30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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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대행 업체서 알게 된 사이…"생활비 마련"
초등생 등 3명 검거 뒤 경찰 추적에 2명 자수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내가 애들이랑 금은방 털어올테니 형들이 금 좀 팔아줘."

아는 형의 오토바이를 빌려타다 사고를 내 150만원의 수리비가 필요했던 고등학교 자퇴생 A군(16)은 금은방 털이를 계획했다.

자신을 잘 따르던 중학생 B군(15)과 초등학교 6학년 C군(12)을 범행에 포섭했다.

오토바이 주인 D군(19)과 그의 친구 E군(19)은 채무가 있어 급전이 필요한 상황.

3명의 동생들이 귀금속을 훔쳐오면 물건을 팔아주는 댓가로 수익금을 나누기로 약속했다.

범행 장소를 물색하던 이들은 충장로 일대에 금은방이 몰려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유사 사건의 내용이 담긴 유튜브를 보며 범행 시나리오를 짜던 A군은 범행이 실패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역할을 분담했다.

A·C군은 금은방을 털고 B군은 망과 오토바이 운전, D군은 훔친 귀금속을 건네받는 역할, E군은 귀금속을 되팔기로 한 것.

행여나 경찰이 추적할까 싶어 오토바이 번호판도 없애기로 했고, 범행 직후에는 휴대전화에 저장된 내역과 연락처 등도 지우기로 했다.

지난 2일 오전 3시30분쯤 오토바이를 타고 충장로 일대를 배회하던 A·B·C군은 셔터문이 없는 금은방을 발견, 곧장 실행에 옮겼다.

A군과 초등학생 C군은 신원을 알아볼 수 없도록 오토바이 헬멧을 쓴 채 망치로 금은방의 유리창과 진열장 등을 깨고 내부에 들어가 30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쳤다. B군은 망을 봤다.

단 15초 만에 범행을 마친 뒤 이들은 번호판 없는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했다.

오토바이의 목적지는 광주 동구 용산동의 한 공원, 이곳에서 D군에게 금붙이 일부를 건넨 뒤 일당은 종적을 감췄다.

경찰은 CCTV에 녹화된 범인들을 잡기 위해 곧장 추적에 나섰다.

오토바이의 도주 방향과 인근 도로의 CCTV를 샅샅이 뒤진 경찰은 사건 발생 8시간30분 만인 2일 오후 12시쯤 광주 북구 운암동의 한 모텔에서 나오고 있는 A·B·C군을 붙잡았다.

이들이 붙잡히자 D·E군은 각자 집에서 두문분출했다.

이후 범행 가담 정도 등을 고려해 A군만 구속되고, 나머지 두명은 불구속 수사를 받게 되자 곧장 D·E군에게 연락을 취했다.

'경찰이 형들 이름도 알아…' 이들은 초조해졌다.

뉴스에서 사건이 보도되고 경찰의 추적이 시작되자 심리적 압박을 견디지 못했고 5일 오후 2시쯤 광주 동부경찰서를 찾았다.

이들은 훔친 귀금속 중 일부인 팔찌를 반납하며 '뉴스 보고 자수하러 왔는데요'라며 범행 사실을 털어놨다.

경찰은 이들 모두를 특수절도 혐의로 입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주범격인 A군은 현재 구속 수사 중이며, B군과 C군은 조사를 마친 뒤 보호자에 인계됐다. 초등학생인 C군은 촉법소년에 해당, 가정법원 송치를 검토하고 있다. D군·E군에게는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들에게서 훔친 귀금속 중 700만원 상당(12점)을 회수해 업주에게 돌려줬다. 단 업주가 주장하는 피해금액과 피해품에 차이가 있어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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