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기 내 돈 넣어둘 곳, 예금인가 주식인가

김성일 프리즘투자자문 최고투자책임자(CIO) 입력 2022. 12. 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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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일의 롤링머니]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주식투자와 예금 사이에서 고민하는 투자자가 많아졌다. [GettyImages]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려 금융권의 예금금리 또한 인상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저축은행이 연 이자 5% 넘는 상품을 내놓더니 시중은행도 예금금리 5% 시대를 열었다. 예금금리는 높아졌는데, 투자시장은 얼음장이다. 한국 주식(코스피200)은 연초 대비 11월 14일까지 18% 하락했고, 미국 주식(S&P500) 역시 15% 떨어졌다. 하락한 자산은 주식만이 아니다. 전통적으로 주식과 낮은 상관성을 지니던 국채도 마찬가지다. 한국 국채(10년물)는 같은 기간 10%, 미국 국채(10년물)는 12% 하락했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3고(高) 현상으로 경제 환경이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시장이 언제 반등할지, 마이너스인 계좌를 과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이 많다. 투자시장에서 언 가슴을 고금리 예금으로 녹여보려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내년까지 시장이 안 좋다고 하니 우선 투자를 중지하고 예금에 넣어놨다가 상황이 안정된 후 다시 투자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확인할 건 '명목금리' 아닌 '실질금리'

우선, 실질금리 혹은 예금의 실질수익률을 살펴보자. 앞서 언급한 연 5% 예금금리는 다른 말로 '명목금리'라고 한다. 명목금리에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을 빼면 '실질금리'다. 실질금리를 확인해야 실제 내 돈이 불어나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그래프1'은 시중은행의 1년 정기예금금리에서 세금을 계산한 후 물가상승률을 뺀 결과를 보여준다. 막대가 0보다 아래로 내려간 구간은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다.

1996년 이후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였던 구간은 2004년, 2008년, 2015~2016년, 그리고 2021년 1분기~2022년 3분기다. 예금을 해도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 기간이다. 금리 수준이 높다고 무조건 예금이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최소한 인플레이션 이상은 돼야 한다. 이 기준이 필자의 첫 번째 투자 조건이다. 예금을 우선시하는 이들도 꼭 알고 있어야 한다.

두 번째로 금리인상기에 예금한 경우와 투자한 경우의 성과를 비교분석했다. 예금 성과는 한국은행이 제공하는 시중은행 평균 금리(정기예금 1~2년 미만)를 사용해 이자소득세를 고려한 뒤 계산했다. 그리고 한국 주식시장(코스피200 TR 지수)을 이용해 주식 성과를 계산했으며, 또 다른 투자로 영구(permanent) 포트폴리오 성과를 비교했다(그래프2 참조). 영구 포트폴리오는 자산배분 투자전략의 하나인데 1981년 해리 브라운(Harry Browne)의 책을 통해 알려졌다. 영구 포트폴리오는 경제 상황을 물가상승, 물가하락, 경기호황, 경기불황 4가지로 나누고 모든 경제 상황에 대비하도록 금, 주식, 장기국채, 현금에 투자금을 동일하게 나눈다.

금은 물가상승에, 주식은 경기호황에, 국채는 물가하락에, 현금은 경기불황에 대비한 것이다. 해리 브라운은 미국인이었고 미국 투자자들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제공했으니 미국 주식과 미국 국채를 포트폴리오에 포함했다.

필자는 한국 투자자에게 맞게 영구 포트폴리오를 개선해봤다. 주식에 할당할 25%를 미국 주식과 한국 주식에 12.5%씩, 국채 몫인 25% 역시 미국 국채와 한국 국채에 절반씩 배분했다. 나머지 금과 현금성 자산에는 각각 25%씩 배분했다. 위기 시마다 오르는 달러에 대한 투자도 겸하고자 미국 주식, 미국 국채, 금은 환노출 지수를 기준으로 했다.

금리인상기 투자 정답은?

2000년 이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경우는 총 5차례로 '그래프2'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인 데이터는 '표1'을 참조하자. 2000년과 2008년 기준금리는 지금보다 높은 5.25%였다. 예금금리는 이것보다 높았는데 2000년에는 5.6%였고, 2008년에는 12%를 넘어섰다. 당시 투자 성과는 어땠을까.
2000년에는 해당 기간 한국 주식이 -54%를 기록했다. IT(정보기술) 버블이 붕괴한 시기여서 그랬다. 영구 포트폴리오 역시 예금에 못 미치는 -4% 성과를 보였다. 반면 2005~2008년에는 해당 기간 예금수익률인 12.7%보다 훨씬 높은 투자 성과를 나타냈다. 주식이 26.6%였고, 영구 포트폴리오는 30.6% 수익이었다. 다음 금리인상기였던 2010~2011년에도 투자 성과가 예금보다 더 좋았다. 영구 포트폴리오는 7%였고, 주식은 26.1% 성과를 보였다. 남은 두 번 중 2017~2018년에는 예금이 1.8% 수익을 나타냈는데, 투자 성과는 모두 마이너스였다. 마지막 금리인상기는 2021년 7월부터 현재까지로 아직 금리인상이 끝나지 않아 최종 성과는 알 수 없지만 현재까지는 예금의 승리다.

이 다섯 번의 금리인상기에 모두 투자했다면 예금은 28.1% 수익을 안겨줬을 테고, 영구 포트폴리오로 투자했다면 30.3% 성과를 냈을 것이다. 주식은 아쉽게도 -55.7% 손실을 기록했다. 이 분석으로 주장하고 싶은 바는 "금리인상기에 예금이 정답이야"라거나 "고금리 시대에는 예금을 해야지"라는 말이 항상 맞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앞으로 금리가 지금처럼 계속 인상될까. 그렇다면 얼마 동안 오를까. 어느 수준까지 오를까. 이 질문들은 인플레이션이 언제 잡히느냐에 따라 다른 답이 나오는, 즉 예측 불가한 영역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자들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위원들에게도 매우 어려운 문제다. 그들 역시 답을 모른다. 그러니 이런 매크로 지표를 예측해 투자에 활용하겠다는 생각은 위험할 수 있다.

또 다른 질문은 금리인상이 멈추면, 또는 금리인하기에는 성과가 어떠냐 하는 것이다. '표2'는 금리인상 후 정체기였던 세 번의 경우를 분석한 것이다. 해당 기간에는 예금보다 투자를 했을 때 성과가 더 좋았다. 누적 수익률을 보면 예금이 6.1%인 데 비해 주식은 15%, 영구 포트폴리오는30.2% 성과를 보였다.

금리인상에 이어 금리 정체기가 오면 어느 순간에는 다시 금리인하기를 맞는다. '표3'에서 보듯이 2000년 이후 다섯 차례 금리인하기가 있었다. 이 기간들의 누적 수익률은 예금 22.6%, 영구 포트폴리오 투자가 50%인 데 반해, 주식은 -10.3% 손실을 보였다.

이 글에는 물론 많은 한계가 있다. 모든 투자 방법을 분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예금이냐 투자냐 하는 의사결정을 내릴 때 다양한 분석으로 판단 기준을 달리할 수 있다는 점을 공유하고 싶었다. 어려운 시기 투자 결정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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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일 프리즘투자자문 최고투자책임자(C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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