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코인, 올해 -98%…"블록체인 남용, 정답 아냐"

홍효진 기자 2022. 12. 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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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전날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위믹스의 거래 정지 결정에 대해 거래종료 과정과 결정이 부당하게 이뤄졌다며 지적했다. 사진은 이날 경기도 성남시 위메이드 본사 모습. /사진=뉴스1
P2E(Play to Earn) 게임에 사용되는 국내외 '게임코인' 시세가 올해 들어 최대 98%가량 주저앉았다. 루나-테라 사태·FTX 파산·위믹스 상장폐지 등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요동쳤지만, 업계에선 P2E 게임의 낮은 경쟁력도 침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게임 자체의 질을 높이기보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일종의 '이슈몰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1년 만에 -98%…국내외 게임코인 '한숨'
국내 게임사 넷마블이 지난 3월 공개한 카카오 클레이튼 체인 기반 가상자산(암호화폐) '마브렉스'(MBX)의 시세 변동표. /사진=코인마켓캡
5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약 1년간 국내 게임코인 시세 낙폭은 최대 98%로 집계됐다. 넷마블이 지난 3월 공개한 마브렉스(MBX)는 같은 달 28일 70.35달러(약 9만원)에서 이날 오후 1시 기준 1.4달러(약 1800원)대까지 떨어졌다. 카카오게임즈 블록체인 자회사인 메타보라의 코인 보라(BORA)와 네오위즈의 블록체인 계열사 네오핀이 발행한 코인(NPT)도 약 1년 사이 각각 87%, 91%씩 떨어졌다.

지난달 24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지원이 종료된 위메이드 코인 위믹스(WEMIX)는 지난 1월 10달러(약 1만3000원)에서 이날 오후 1시30분 기준 0.88달러(약 1140원)으로 하락했다. 마브렉스와 보라, 네오핀의 기반이 되는 체인인 카카오 클레이튼(KLAY) 가격 역시 86% 내려앉았다.

해외시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표적 P2E 게임인 '엑시 인피니티'의 코인(AXS)은 지난해 11월8일 160.6달러(약 20만7000원)로 고점을 찍은 뒤 이날 오후 1시30분 약 7달러(9000원)로 떨어졌다. 메타버스 플랫폼 '더 샌드박스'의 코인(SAND) 역시 7000원대에서 760원대로 급락했다.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 랭킹 사이트 '플레이투언닷넷'에 따르면 샌드박스와 엑시 인피니티는 현재 순위 1·2위 P2E 게임 선두주자다. 주요 P2E 콘텐츠마저 가상자산 가치 하락은 막지 못한 셈이다.
"질 낮은 콘텐츠에 블록체인 남용…정답 아냐" 비판도
게임 업계에선 이 같은 P2E 시장의 위기가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루나-테라 사태·FTX 파산에 이어 위믹스 쇼크로 '시장의 겨울'이 장기화됐지만, 게임의 경쟁력보다는 블록체인 기술만을 강조한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게임 방식이 유사한 사례도 빈번하다. 경마를 주제로한 P2E 게임 '페가수스'와 '더비 스타즈'는 게임상에서 말을 육성하고 레이싱 경주에서 이기면 보상을 얻는 구조로, 운영 방식이 매우 비슷하다.

국내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일반 게임으로는 품질이 낮은 콘텐츠에 '블록체인이라도 넣어보자'는 식으로 접근한 게임들도 많다"며 "서비스 중인 P2E 게임 자체만 두고 봤을 때 콘텐츠나 스토리가 뛰어난 경우를 찾기 힘들다. 성공작을 모방한 아류작들이 많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P2E는 본질적으로 이용자 보상에 무게를 둔 만큼, 콘텐츠 운영은 단조로운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반론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P2E 게임 본질은 사용자의 즐거움이 아닌 코인 투자에 있다"며 "콘텐츠 품질이 높아질수록 투자자 입장에선 이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오히려 단순한 방식이 투자하기 쉬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게임의 스토리 등 자체의 수준은 끌어올리면서도 이용자 보상을 강화해 가상자산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수용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한국블록체인학회 회장)는 "P2E 시장은 초기 단계이고 규모도 작은 편이라 (게임 품질보다) 가상자산만이 유독 부각될 수 있다"며 "시장이 제대로 자리잡히지 않은 만큼 게임 수준은 낮으면서 코인 가치만 올리려는 현상은 있다"고 짚었다.

박 교수는 "웹3 게임은 참여자 활동의 보상 수단으로 코인을 쓰고 권리를 보장하는 형태로 가야한다"며 "P2E로 게임 산업이 전환기를 맞았는데, 단순히 코인값을 올리기 위해 게임을 만드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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