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내년 본격 중고차시장 진출… 떨고 있는 기업형 중고차업체

박찬규 기자 2022. 12. 6.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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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완성차 인증중고차에 긴장한 플랫폼 업체들③] 현대글로비스·롯데렌탈 등 대기업 중고차 경매도 관심

[편집자주]중고차시장은 그동안 온갖 병폐가 난무하면서 '불신의 아이콘'으로 여겨졌다. 허위매물과 성능조작을 넘어 폭행과 강매 사건도 벌어졌다. 정부가 중소기업을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대기업 진출을 가로막으면서 그 안에 고인 업계에 부조리가 만연한 것이다.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기업형 중고차업체들은 나만 배 불리는 전략으로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중고차시장에 '대기업 진출'을 허용한 배경이다.

엔카닷컴 디지털 캠페인 광고 모델 방송인 전현무 /사진제공=엔카닷컴

<기사 게재 순서>
① 시장 어지럽힌 장본인… 이제 와서 아닌 척?
② 영세 업체들 등 돌린 기업형 중고차 업체
③ 준비는 이미 끝…현대차·기아 내년 본격 중고차 진출

중고차시장은 올해 4월 중소벤처기업부의 생계형 적합 업종 심의위원회에서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 업종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대기업 진출이 가능해졌다. 2019년부터 끌어온 문제가 일단락된 것이다.

이 때문인지 대표 기업형 중고차업체로 꼽히는 케이카는 유재석, 엔카는 전현무를 모델로 쓴다. 소비자들이 중고차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탓에 친근한 이미지를 가진 연예인을 앞세워 인지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관련업계는 대표적인 기업형 중고차업체 두 곳이 나란히 유명 모델을 앞세운 건 그만큼 대기업 진출에 긴장한 것으로 풀이한다. 대기업들이 영세 업체와 경쟁하기보다는 대형 중고차 업체를 상대하려 할 게 뻔하다는 평이다.


중고차시장 대기업 본격 진출


케이카는 방송인 유재석을 앞세웠다. /사진제공=케이카
내년 1월부터는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다.

먼저 현대차와 기아는 내년 1월부터 4월까지 각각 5000대 범위 안에서 인증 중고차 시범판매를 하고 5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나선다. 성능·상태 검사를 통해 적정한 판매 가격을 소비자들에게 제시한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소비자가 타던 차를 매입하고 신차를 구매할 때 할인해주는 '보상판매 프로그램'(트레이드 인·Trade-in)도 마련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5년·10만㎞ 미만의 중고차를 매입해 상품화 과정을 거친 뒤 인증중고차로 판매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내년 1월 경남 양산에 인증중고차 전용 하이테크센터를 연다. 인증중고차 전용 하이테크센터에서는 정밀한 차 진단과 정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첨단 스마트 장비를 갖추며 정밀진단 뒤 정비와 내외관 개선(판금, 도장, 휠·타이어, 차 광택 등)을 전담하는 상품화 조직도 운영한다. 경기 안성에는 중고차 거래센터 부지를 확보하고 수원과 인천 등에서도 중고차 거래센터를 준비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오토벨_서비스를 출시했다. /사진제공=현대글로비스
나아가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중고차 관련 통합 정보 포털을 연다.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 소비자 신뢰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기존 중고차업계와의 상생을 위한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5년 10만km 이내의 자사 브랜드 중고차만 판매 ▲인증중고차 대상 이외 매입 물량은 경매 등을 통해 기존 매매업계에 공급 ▲연도별 시장점유율 제한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 공개 ▲중고차산업 종사자 교육 지원 등이 있다.

수입차업계는 이미 인증 중고차 판매를 하며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이미 연간 1만대 이상의 인증중고차를 팔고 있으며 페라리 등의 슈퍼카 브랜드조차도 인증중고차사업을 벌이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사업 진출이 가로막혔을 때 형평성 논란이 나온 이유다.

완성차업체 진출이 가시화되자 관련업계는 기대가 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소비자, 중소 중고차 매매상, 자동차 부품업체, 완성차 업체가 모두 윈-윈하는 선진화된 시장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고차구매, 대안 더 늘어난다


경기도 안성 롯데오토옥션 경매장 /사진제공=롯데렌탈
자동차업계에서는 문제 있는 중고차 플랫폼에서 매매하기보다는 경매 등 새로운 곳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현대글로비스는 오토벨 서비스를 론칭했고 롯데렌탈은 내년 중고차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SK렌터카도 신규 진출을 노리기 때문.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초 론칭한 온라인 중고차 중개 플랫폼 '오토벨'을 통해 과거 기업 간 거래(B2B) 위주 사업구조에서 기업과 소비자 거래(B2C)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중고차업체는 매입과 판매 기회를 제공하고 소비자는 진단받은 매물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것.

롯데렌탈도 중고차 경매장인 롯데오토옥션을 통해 B2C 시장에 뛰어들 예정인데 2025년까지 중고차 전체 시장 점유율의 10%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인증중고차 석 대를 구입한 한 소비자는 "중고차 플랫폼의 설명만 보면 다 믿을만한데 막상 가서 보면 제대로 된 차를 찾기 힘들었다"며 "비용을 더 부담하더라도 제조사나 판매사가 직접 점검한 인증 중고차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고차의 시세를 파악하는 정도로는 중고차 플랫폼을 살펴보겠지만 막상 차를 살 때는 가장 먼저 거르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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