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생존도구는 창의적 거짓말…영화 '페르시아어 수업'

양정우 2022. 12. 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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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망령이 유럽을 뒤덮은 1942년.

유대인 질(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 분)은 포로 수송 차량에서 만난 남자에게 자신이 갖고 있던 샌드위치를 주는 대신 페르시아어 책을 얻게 된다.

질은 살아남고자 페르시아인 행세를 하고 자신이 만들어낸 '가짜 페르시아어'를 가르치기 시작한다.

영화 '페르시아어 수업'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인간이 목숨을 부지하고자 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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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경계에 선 인간 분투기…시종일관 긴장감 속 웃음 더해
영화 '페르시아어 수업' [영화사 진진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나치 망령이 유럽을 뒤덮은 1942년. 유대인 질(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 분)은 포로 수송 차량에서 만난 남자에게 자신이 갖고 있던 샌드위치를 주는 대신 페르시아어 책을 얻게 된다.

이들이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는 곳은 나치의 집단 총살 현장이다. 질은 총구가 자신을 향하자 페르시아인이라는 거짓말을 꾸며내며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다.

그는 다시 끌려간 수용소에서 페르시아어를 배워 종전 후 테헤란으로 떠나고 싶어하는 독일군 장교 코흐(라르스 아이딩어)를 만난다. 질은 살아남고자 페르시아인 행세를 하고 자신이 만들어낸 '가짜 페르시아어'를 가르치기 시작한다.

하지만 수업이 반복될수록 질의 미심쩍은 페르시아어 실력은 의심을 키운다. 코흐로부터 '거짓말=총살'이라는 협박까지 받게 된 질은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영화 '페르시아어 수업'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인간이 목숨을 부지하고자 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그의 생존 도구는 창의적 언어, 즉 거짓말이다. 수용소에 끌려온 포로들의 이름을 이용해 가짜 페르시아어를 만들어내고, 이를 독일군 장교에게 가르치는 대범함은 작품에 긴장과 웃음을 동시에 불어넣는 요소다.

영화는 독일의 각본가 볼프강 콜하세의 단편 '언어의 발명'을 원작으로 삼았다. 콜하세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자신의 친구가 들려준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품을 썼다. '페르시아어 수업'은 원작의 인물과 관계를 재설정해 제작한 작품이다.

가짜 페르시아어를 마치 하나의 언어로 작품에 등장시키는 데에는 제작진과 출연 배우의 노력이 컸다고 한다.

제작진은 가짜 페르시아어를 구현하고자 학자들의 조언을 받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바딤 피얼먼 감독은 "동양적이면서도 문법적으로 정확하고 일관성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영화를 촬영하면서 모든 접미사와 접두사를 포함한 300개의 가짜 단어가 있는 사전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극 중 가짜 페르시아어를 사용한 두 주연 배우는 자연스러운 언어 구사를 위해 카메라 밖에서도 가짜 페르시아어 수업을 진행했다. 비스카야트가 자신이 발음한 가짜 페르시아어를 녹음해 아이딩어에게 전달했고, 그는 녹음을 들으며 코흐 연기 연습에 몰입했다고 한다.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점령한 유럽에서 유대인 학살이 얼마나 조직적이고, 은밀하게 이뤄졌는지 사실적인 표현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작품은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스페셜 갈라에 공식 초청돼 호평을 받았다.

15일 개봉. 128분.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 '페르시아어 수업' [영화사 진진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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