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 질주 캐스퍼·쫓아가는 레이…아쉬운 모닝·사라지는 스파크

이형진 기자 2022. 12. 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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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판매 증가 흐름에도 다른 표정…캐스퍼, 11월 5573대 판매 월간 최다
'국민경차' 모닝·스파크, 올드한 이미지…"다양한 차종 살아남긴 어려워"
지난해 9월 29일 오후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브랜드 쇼룸 캐스퍼 스튜디오에 현대자동차 엔트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가 전시돼 있다. 2021.9.2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고유가·고금리 등에 따른 경기 침체로 경차 판매량이 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캐스퍼는 지난 11월 월간 최다 판매를 기록하며 질주하고 있고 박스형 경차인 기아 레이는 실용성을 앞세워 뒤쫓고 있다. 반면 좋은 시장 흐름에도 기아 모닝의 성적은 아쉽고, 국민 경차 마티즈의 후속인 한국지엠 스파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중이다.

6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의 11월 자동차 등록 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국내 경형 자동차의 2022년 누적(1~11월) 등록대수는 12만4624대로 10만대를 넘어섰다. 경차 판매량은 2012년 20만4364대를 기록 후 우하향하면서 2020년, 2021년에는 10만대 밑으로 떨어졌지만 3년만에 다시 10만대를 회복한 것이다.

경차는 경기 불황 시기에 잘 팔리는 차종으로 카플레이션(자동차+인플레이션), 유가 상승, 금리 인상 등이 가성비 높은 경차 판매량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다만 증가하는 경차 판매량 속에서도 모델별 표정은 각기 다르다.

현대차에 따르면 캐스퍼는 지난달(11월) 5573대 팔리며 출시 이후 월간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공간 활용도가 높은 SUV 차량인데다 귀여운 디자인, 온라인 판매 방식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 10월 고객들의 선호 사양만 골라 모은 신규 트림 '디 에센셜'을 출시하고, 11월에는 '2022 코리아세일페스타'와 연계해 최대 120만원의 할인 프로모션을 제공한 것도 판매량을 더욱 끌어올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캐스퍼의 11월 판매량은 최근 5개년간 경차 월간 판매량 중에서도 최다"라며 "고객 감사 이벤트를 진행하는 12월에도 높은 판매대수가 기대된다"고 했다.

기아는 더 뉴 기아 레이(The new Kia Ray)의 디자인 차별화 모델 ‘그래비티(Gravity)’. (기아 제공) 2022.11.17/뉴스1

지난해 9월 출시된 캐스퍼의 메기 효과에 경쟁 모델인 레이의 판매량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레이의 11월 판매량은 4098대로 전년 동기 대비 35.3% 늘었다. 올해 1~11월 누적 판매량은 4만257대로 캐스퍼(4만4493대)를 추격 중이다. 지난해 레이는 한해동안 3만3114대가 판매됐다.

박스카인 레이는 경차 대비 높은 공간성이 장점이다. 코로나19 유행으로 확대된 차박(차 안에서 캠핑) 문화에도 활용 가능하고, 다마스 등 경상용차의 단종으로 소상공인들의 이용이 늘었다. 지난 9월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에 가까울 정도의 상품성 개선을 통해 작게나마 신차 효과도 누렸다.

레이는 내년, 캐스퍼는 2024년 전기차 출시를 예고해 경차 시장 인기를 지속적으로 끌고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형님 모델 모닝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크다. 기아 모닝의 11월 판매량은 3356대로 전년동월 대비 72.9% 급증했으나 1~11월 누적으로 보면 2만7228대로 캐스퍼 판매량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기아는 1962년 1호 차량 출시 이후 60년만에 1500만대 판매를 넘어섰다. 그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인 모델은 대표 경차 모닝(약 121만대)이다. 그러나 2004년 첫 출시 경차라는 경력에 이어지는 올드한 이미지는 오히려 경쟁력에서 밀렸다는 평가다.

또 다른 국내 생산 경차 모델인 한국지엠 스파크는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 대우 마티즈를 계승한 스파크는 수요 감소와 차세대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 전환 등을 이유로 지난 9월 생산을 종료했다.

한국지엠은 스파크를 생산하던 창원공장을 차세대 CUV 생산 기지로 탈바꿈한다. 연말까지 남은 재고 물량을 판매하면 스파크 생산과 판매가 종료될 전망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캐스퍼나 레이는 코로나19 시대에 차박이 가능한 차량으로 인기를 끌었고, 특히 캐스퍼는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끌었다"며" 반대로 모닝이나 스파크는 이런 측면에서 소비자들에게 멀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내년에도 금리 인상 등으로 경차 시장은 10만대 이상은 무난히 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양한 차종이 살아남긴 버거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아는 '더 2023 모닝'. (기아 제공) 2022.6.3/뉴스1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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