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국토부·서울시, `동자동 쪽방촌` 갈등 매듭 지어야

이성기 입력 2022. 12.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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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서계동의 대칭으로 동쪽 마을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진 동자동(東子洞). 최대 교통 요충지인 서울역 11번 출구를 나와 으리으리한 고층 빌딩 숲을 지나면 180도 다른 세계가 존재하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부터 줄곧 빈곤의 대명사였던 동네, 주민 1000여 명이 거주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동자동 쪽방촌`이 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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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서울 용산구 서계동의 대칭으로 동쪽 마을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진 동자동(東子洞). 최대 교통 요충지인 서울역 11번 출구를 나와 으리으리한 고층 빌딩 숲을 지나면 180도 다른 세계가 존재하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부터 줄곧 빈곤의 대명사였던 동네, 주민 1000여 명이 거주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동자동 쪽방촌`이 그 곳이다. 다세대 주택을 쪼개 만든 한 평 남짓한 방에 사는 주민 대부분은 1인 가구 기초 생활 수급자다. 의지할 가족도, 이 곳을 벗어날 돈도 이들에겐 존재하지 않는다. 도시 빈자(貧者)들의 최후의 주거지,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 아래 `쪽방`”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역 동자동 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10월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자동 공공주택지구 지정 계획 철회와 대책위가 제안하는 개발 계획을 수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저 기온 영하 7도, 체감 기온은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5일 오전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수도권특별본부가 있는 KDB생명타워 앞에서 주거·빈곤 관련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 “개발 이익을 바라는 건물주들의 민간 개발 요구와, 공공주택사업 계획을 발표하고도 책임지지 않는 국토교통부 등 정부의 방임이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을 절망하게 하고 있다”면서 “최근 동자동 공공주택사업 추진 의사가 없는 듯한 발언은 주민들을 더욱 절망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더 이상 동자동 공공주택사업 추진을 미룰 수는 없다. 이제는 `희망 고문`을 멈추고 동자동 공공주택사업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들이 한겨울 칼바람 속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건 주거권을 보장하겠다던 정부가 약속을 차일피일 미뤄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2월 `동자동 쪽방촌` 일대를 공공주택사업으로 정비하는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공공주택 및 도시재생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지만, 1년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사업 시행을 위한 첫 번째 단계인 `공공주택지구 지정`(지구 지정)조차 하지 않고 있다. `소유주들의 민간 개발 요구에 대해 검토한다`는 것을 구실로 삼았다. 당초 계획은 작년 12월까지 지구 지정을 완료하고, 내년 1월부터 임시 이주와 공공주택 착공을 하는 것이었다. 사업 시행자인 LH 이한준 신임 사장은 최근 언론 간담회에서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면서도 “LH가 반드시 사업을 해야 할 당위성은 없다”고 밝혔다. 이들이 LH가 공공 책무를 포기한 것으로 의심하는 이유다.

“사유 재산을 빼앗은 공공개발에 반대한다”며 반발해 온 해당 지역 토지·건물 소유주들은 한 발 물러서 `민·관 합동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 추진을 제안한 상태다. 지난한 갈등을 매듭짓고 상생의 가치 실현을 위해 머리를 맞대자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실타래를 풀어야 할 국토부와 서울시는 여전히 결론을 못 내고 있다. 서울시는 개발안 검토를 위해선 국토부의 공공주택지구 지정 계획 철회가 우선이란 입장인 반면, 국토부는 개발안을 먼저 가져와야 철회할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반박한다.

사업 주체인 국토부와 인허가권자인 서울시가 서로 책임을 미루는 사이 매서운 칼바람이 거세지는 겨울철,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이성기 (beyon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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