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훈련 메카’ 된 해남군… 지자체 스포츠마케팅 통했다

정승호 기자 2022. 12. 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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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등 4개 종목 8개팀 이달 예약… 내년 2월까지 130개팀 전훈 계획
육상트랙-천연 잔디구장 등 갖춰, 멀리 이동하지 않고 훈련 가능
맞춤형 서비스로 선수 만족도 높여
전남 해남군 우슬체육공원 내 트레이닝센터 재활캠프에서 유소년 선수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해남군은 겨울철 전지훈련팀을 위해 1월부터 2월까지 무료로 재활캠프를 연다. 해남군 제공
“코로나19 때문에 무척 힘들었는데…. 전지훈련팀이 우리를 살리네요.”

전남 해남군 해남읍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양미 씨(49·여)는 요즘 해남으로 내려와 동계 훈련을 하는 선수단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김 씨는 “매일 저녁 14개 테이블이 꽉 찰 정도로 장사가 잘된다”면서 “전지훈련팀으로 읍내가 북적북적하면서 숙박업소와 다른 가게 주인들도 다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고 말했다.

해남군이 차별화된 스포츠 마케팅을 펼치며 전국 최고의 전지훈련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관광 비수기인 겨울에 가족 단위 방문율이 높은 각종 대회를 유치해 지역경제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 전국 최고 전지훈련지 각광

해남군에는 지난달 말부터 국민체육진흥공단 펜싱팀을 시작으로 동계 전지훈련팀이 속속 찾아오고 있다. 해남군은 이달에만 펜싱, 골프, 역도, 육상 등 4개 종목 8개 팀 80여 명이 훈련을 예약했다고 5일 밝혔다.

내년 2월까지 이어지는 동계 훈련 기간 육상 20개 팀 521명을 비롯해 14개 종목, 130개 팀, 1850여 명의 선수가 전지훈련을 할 계획이다. 연인원으로는 4만여 명에 이른다.

가족이 많이 찾는 전국 단위 대회도 잇따라 열린다. 이달 3일부터 7일까지 제19회 전국 남녀종별 펜싱선수권대회가 개최된다. 해남군은 대회 기간에 1500명의 선수를 비롯해 2000여 명의 가족이 체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1월에는 전국 초등학교 12개 축구팀이 참가하는 스토브리그가 2주간 열린다.

해남군은 겨울철 평균 기온이 4도로 따뜻한 데다 맛깔스러운 음식은 물론 우수한 체육시설을 갖추고 있어 동계 전지훈련의 최적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남에서 군 단위 최다 운동시설을 보유한 해남군은 육상 트랙과 천연 잔디구장을 갖춘 우슬경기장을 중심으로 10분 이내 거리에 24개 운동시설이 몰려 있다. 3면의 축구전용구장, 전국 단위 대회를 치를 수 있는 우슬체육관과 종목별 체육관, 수영장, 웨이트트레이닝장, 전천후 실내육상경기장 등 선수들이 멀리 이동하지 않고도 기초체력 훈련부터 종목별 경기까지 치를 수 있다.

노봉진 해남군 스포츠사업단 주무관은 “올해 각종 스포츠대회와 전지훈련팀 유치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185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스포츠 마케팅이 성과로 이어져 전남도 전지훈련 유치 평가에서 4회 연속 최우수 군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고 말했다.
● 재활캠프·체험학습 지원

해남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완벽한 방역 시스템을 갖추고 전지훈련팀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해남군은 전국 단위 체육대회 안전 매뉴얼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이는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고 재난 등 사고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응 요령을 담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건강 문진표 및 PCR 검체 결과서를 사전에 제출받고, 훈련 기간에 발열체크와 소독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올해 전지훈련으로 인한 코로나19 감염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대회를 주최하거나 주관하는 연맹이나 협회가 대회 전에 반드시 안전관리 총괄담당자를 지정하고 참가 선수 100명당 1명의 안전요원을 지정해 운영토록 한 것도 눈길을 끈다.

전지훈련팀을 위한 재활캠프와 체험학습 지원 프로그램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매년 1월부터 2월까지 트레이닝센터에 재활캠프를 열어 재활치료사와 스포츠마사지사가 상주하면서 무료로 부상 선수의 회복을 돕는다.

김치 담그기, 다도(茶道), 낚시 등 선수단에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를 주는 문화 체험도 인기다. 훈훈한 인심은 덤이다. 해남 식당들은 전지훈련팀이 식사를 하면서 추가로 먹는 공깃밥값은 받지 않는다. 대신 해남군이 식당에 그 비용을 쌀로 지원한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전남에서 유일하게 스포츠 전담부서를 만들어 전지훈련팀과 교류하고 신뢰를 쌓은 것도 전국 최고의 전지훈련지가 된 비결”이라고 밝혔다.

전남 해남군 우슬체육공원 내 트레이닝센터 재활캠프에서 유소년 선수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해남군은 겨울철 전지훈련팀을 위해 1월부터 2월까지 무료로 재활캠프를 연다. 해남군 제공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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