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생 내세우나 사법 리스크에 발목 잡힌 이재명의 100일

입력 2022. 12. 6. 00:10 수정 2022. 12. 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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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정당 지지율 여당에 뒤지고 중도 확장 미흡


의혹 적극 소명하고, 견제와 협력 접점 찾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은 어제 정부 여당을 거듭 비난했다. 당 최고위원회에서 “윤석열 정부 200일 동안 정치는 실종됐고 대화와 타협은 자취를 감췄다”고 했다. “정권의 불공정한 권력 행사, 부당한 권력 남용이 사회를 두려움과 불안으로 밀어넣고 있다”며 “질식하는 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취임 일성으로 민생 우선을 내걸었던 이 대표는 어제도 “국민 우선, 민생 제일주의 실천에 매진해 왔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찬과 달리 이 대표가 받아든 성적표는 썩 좋지 않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은 20~30%대로 낮은 상태다. 제1 야당이 득을 볼 만도 한데, 한국갤럽이 실시한 12월 첫째 주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3%로, 여당인 국민의힘(35%)에도 미치지 못했다. 자신의 이념 성향을 중도라고 밝힌 층에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비율도 31%에 그쳤다. 여당보다 다소 높긴 했지만,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달아 패한 처지에서 이 대표 체제가 당 외연 확장에 성공했다고 보긴 어렵다.

민주당이 이런 평가에 그치고 있는 데에는 최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등 이 대표 본인과 관련된 ‘사법 리스크’가 주요한 원인일 것이다. 대장동 특혜 의혹은 대선 때부터 큰 논란거리였다. 대선 패배 후 이 대표는 ‘방탄’ 논란이 일었음에도 인천 계양을 지역구와 당 대표 출마를 강행했다. 이후 민주당 전체가 사법 리스크의 향배와 연동되는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 대표 본인도 향후 재판을 의식해서인지 수사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있고,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도 열지 않았다.

국회 과반 의석을 지닌 민주당이 기존 지지층을 넘어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을 정책 행보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도 돌아봐야 한다. 쌀값 폭락에 대처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민주당은 정부 매입을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상임위에서 단독 처리했다.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바꾸는 방송법 개정안 역시 여야 합의를 위한 논의가 필요한데도 민주당이 상임위에서 단독 의결했다. 정부 예산안을 대폭 삭감하자면서 ‘이재명표’ 예산은 수조원 증액하겠다고 나선 것도 거대 야당의 무리한 실력 행사로만 비쳤다.

민심의 지지를 얻으려면 이 대표부터 자신을 향한 각종 의혹에 대해 회피하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 대장동 사건 재판 과정에서 관련자들의 증언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 대표와 민주당은 설명도, 해명도 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진위는 재판 과정을 통해 가려지겠지만, 의혹에 적극 소명하는 게 정치인의 도리다. 집권세력을 견제한다면서 무리한 의혹 제기에 그치는 행위도 중단해야 한다. 경제·안보 위기 속에서 견제와 협력의 접점을 찾아가는 것이 이 대표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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