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 우체부 컬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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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단색화 열풍, 올해 열린 제1회 프리즈 서울 등으로 우리 사회에서도 미술품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컬렉터에 대한 이미지는, 글쎄요?
‘미술품 수집’은 돈 많은 이들의 호사스러운 취미이거나, 재테크 수단, 혹은 재벌가의 불법 비자금 조성 용도라 바라보는 시각이 아직은 우세한 것 같습니다.
컬렉터는 ‘소유자’가 아니라 ‘양육자’라는 신념을 가지고 미술 작품을 모은 부부가 있습니다.
미국 컬렉터 허버트·도로시 보겔 부부는 1962년 결혼과 함께 미술품을 수집하기 시작해 2012년 남편 허버트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50년간 4782점의 미술품을 모았습니다.
이들은 평범한 월급쟁이였습니다. 남편은 우체부, 아내는 도서관 사서였죠.
허버트는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를 마치지 못했는데, 미술에 대한 애정으로 미술사를 독학하다가 나중엔 뉴욕대학교에서 미술사 수업도 수강했다는군요. 아내 도로시는 남편의 영향으로 미술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남편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었죠.
이들은 1990년 그간 모은 작품 2000여점을 워싱턴 D.C.의 내셔널 갤러리에 기증했고, 이후 2007년까지 1100여점을 추가로 기증했습니다. 미술관은 답례 차원에서 부부에게 연금을 제공했는데, 부부는 이 연금을 받아 작품을 계속 사모아 다시 기증했다고 합니다. 허버트는 말했습니다.
컬렉션은 돈이 있다고 해서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금전적 여유보다는 미술에 대한 열정이 중요하다.
아트 컨설턴트 채민진씨의 책 ‘(컬렉팅) 듀오’(아르테카)에서 읽은 내용입니다.
미국과 유럽의 부부 컬렉터 11쌍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모으는 사람이 있기에, 후세에도 전해지며, 향유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는 거겠죠.
‘LA의 메디치’라 불리며 미술관 ‘더 브로드’를 설립하기도 한 기업가 일라이·이디스 브로드 부부는 이렇게 말했다네요.
문명은 성공한 사업가, 금융가, 변호사들에 의해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예술에 의해 기억됩니다.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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