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첫 국빈' 베트남 주석과 정상회담…포괄적전략관계(종합2보)
청와대 영빈관서 첫 국빈만찬…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 감독에 훈장 수여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한지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5일 현 정부 첫 국빈인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구축에 합의했다.
양국은 희토류 등 핵심광물 공급망과 첨단산업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푹 주석과 소인수 환담 및 정상회담, 공동 언론발표를 차례로 진행했다.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에 이은 베트남 권력서열 2위인 푹 주석은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전날 2박 3일 일정으로 국빈 방한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양국은 지난 30년간 모범적인 상생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며 "이제 새로운 30년을 준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한국과 베트남이 연대해 역내 평화와 번영을 키워나가는 것은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된다"며 "(푹) 주석과의 회담은 1세대의 눈부신 발전을 축하하며 새 세대를 힘차게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푹 주석도 "베트남은 대외정책에 있어 한국과의 관계를 일관되게 중시하고 있다"며 "양국의 공동 번영과 역내·세계의 평화와 안정, 협력과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협력 관계를 (증진하자)"고 화답했다.
양 정상은 양국 관계를 기존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격상하기로 합의했으며 구체 협력방안을 담은 공동선언도 채택했다.
베트남은 지금까지 중국, 러시아, 인도와만 최고 단계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
윤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양국은 역내 평화와 안정 구축에 협력할 것"이라며 기존 외교안보 차관급 전략대화 활성화, 해양 안보 및 국방·방위산업 분야 협력 확대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역내 해양 안보에 기여하기 위해 베트남의 해양법 집행 역량 강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들이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 정부는 이날 두 정상이 자리한 가운데 총 9건의 협정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베트남의 희토류(세계 2위 매장량) 관련 협력 잠재력이 크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며 핵심광물 공급망 분야의 협력 강화를 합의했으며 디지털·에너지·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증진시키기로 했다.
총 교역액 목표도 2023년 1천억달러, 2030년 1천5백억달러로 제시했다.
양국은 인적·교육·문화 교류에도 더욱 힘쓰기로 했다.
민간교류 활성화 지원 의지를 부각하는 차원에서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국빈만찬에서는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 감독에 대한 훈장(수교훈장 흥인장) 수여식이 개최됐다.
정부는 4대 교역국이자 한해 484만명(2019년 기준)이 오가는 베트남과의 관계 증진을 통해 아세안 협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전 정부에서 베트남에 편중됐다는 지적을 받는 대아세안 협력 관계를 인도네시아, 태국 등으로 넓히면서도 1위 교역국인 베트남과의 협력을 보다 심화하겠다는 것이다.
푹 주석은 또 가장 이른 시일 내 윤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을 초청했으며 이에 대해 우리 측도 초청을 수락했다.
최고 예우인 국빈 방문은 의장대 사열을 비롯한 공식 환영식, 공연을 포함한 대통령 만찬, 고위급 환영·환송, 예포 발사, 각종 문화행사가 수반된다.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는 공식 환영식이 개최됐다.
양 정상은 봉황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국군 의장대 사열을 받았다.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를 뜻하는 21발의 예포 발사와 양국 국가연주 등이 이어졌다.
새 정부 출범 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처음 열린 국빈만찬에는 양국 각료들과 정계, 재계, 문화계, 스포츠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재계에서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등이 자리했다. 김건희 여사도 베트남풍 드레스 차림을 한 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16세기 양국 사신이 '한 배로 강을 건너고 함께 수레를 오른다'는 내용의 필담을 나눴다고 소개하며 "양국이 한 배를 타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향해 희망찬 항해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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