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6강 중간 점검… 첫 ‘이변’ 대한민국이 만들까 [뉴스+]

김희원 2022. 12. 5.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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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잉글랜드·아르헨티나·네덜란드 ‘8강행’
16강전 절반 마무리…결과는 전문가 예측대로
네이마르 복귀한 브라질과 16강전 앞둔 한국팀
축구팬들, “져도 괜찮아”vs“이왕이면 8강 가자”
한국팀 ‘이변’ 만들까…벤투 “결과는 모르는 것”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한 한국 대표팀이 6일 오전 4시 ‘세계 1위’ 브라질과 맞붙는다. 한국은 11%의 낮은 가능성을 뚫고 조 2위로 올라서 12년 만에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8강까지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주를 이룬다. 16강전 8경기 중 절반이 이미 치러진 가운데, 현재까지는 이변 없이 우승후보에 가까운 팀들이 모두 승리했다. 해외 축구전문가들은 한국이 포르투갈 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브라질에는 역부족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에서 승부는 장담할 수 없는 것. 국내 축구팬들은 한국 대표팀이 이 기세를 몰아 브라질을 꺾고 8강에서 일본과 맞붙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 2대 1로 승리하며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대한민국 손흥민이 팬들과 기뻐하고 있다. 알라이얀=뉴시스
◆‘이변’ 없었던 절반의 16강전

16강 경기는 4일(한국시간) 부터 시작됐다. 가장 먼저 8강 진출을 확정지은 곳은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다.

네덜란드는 이날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미국을 3대 1로 물리쳤다. 조별리그 3경기 연속 골을 넣은 코디 학포와 멤피스 데파이가 선발 공격진으로 호흡을 맞춘 네덜란드는 경기 시작 10분 만에 골을 넣었다. 미국은 양쪽 측면 위주로 공격 활로를 찾으려 했으나 네덜란드의 탄탄한 수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 추가시간 네덜란드가 추가 골을 넣었고, 미국은 후반 31분 만회골을 터뜨렸으나 다시 5분 만에 네덜란드에 한 골을 더 허용했다.

3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알라이얀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네덜란드와 미국의 경기, 3대 1로 승리하며 8강 진출을 확정지은 네덜란드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알라이얀=뉴시스
2018년 러시아 대회 땐 예선도 통과하지 못했던 네덜란드는 8년 만에 복귀한 본선 무대에서 A조 1위(2승 1무)로 16강에 오른뒤 통산 7번째 8강 진출까지 일궈냈다.

이어 같은 날 아르헨티나는 호주를 2대 1로 누르고 8강에 올랐다. 전반 35분 리오넬 메시가 이번 대회 첫 골을 터뜨렸고, 후반 훌리안 알바레스가 결승골을 넣어 승리를 확정지었다. 호주는 후반 32분 상대 자책골로 한 점을 따라붙었지만 이후에도 아르헨티나의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3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알랴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아르헨티나와 호주의 경기,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가 호주에 2-1 승리를 거둔 뒤 8강 진출을 확정짓고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알랴이얀=뉴시스
2014년 브라질 대회 이후 8년 만에 월드컵 8강에 진출한 아르헨티나는 통산 3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축구의 신’으로 불리는 디에고 마라도나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안겨준 우승컵을 메시가 36년 만에 다시 들어올릴 수 있을지에 전 세계의 관심이 주목된다.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는 오는 9일 8강전에서 격돌한다.

지난 월드컵 우승팀 프랑스는 5일 폴란드를 꺾고 8강에 진출했다. 프랑스는 올리비에 지루의 선제골과 킬리안 음바페의 멀티골에 힘입어 3대 1로 승리했다. 폴란드는 간판 공격수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후반 54분 패널티킥 골로 0패를 면했다.  조별리그에서 3골을 넣은 음바페는 이날까지 총 5골로 이번 대회 득점 단독 1위로 올라섰다. 프랑스는 카림 벤제마, 폴 포그바, 은골로 캉테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상황에도 조별리그 D조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16강도 가뿐하게 통과하며 2연패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4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프랑스와 폴란드의 경기에서 3-1로 승리를 거두며 8강 진출에 성공한 프랑스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잉글랜드도 이날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잉글랜드는 세네갈과의 16강전에서 조던 헨더슨, 해리 케인, 부카요 사카의 연속골에 3대 0 대승을 거뒀다. 세네갈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했지만 20년 전의 영광(8강)을 재현하지는 못했다. 잉글랜드는 자국에서 열린 1966년 대회 이후 56년 만이자 통산 2번째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영원한 라이벌’인 잉글랜드와 프랑스는 11일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격돌한다. 우승후보 중 하나인 프랑스와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8강전은 ‘미리보는 결승전’으로 불릴 만큼 치열할 전망이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영국 대표팀 감독은 “프랑스는 우리가 마주할 가장 큰 시험”이라며 “킬리안 음바페, 앙투안 그리에즈만, 올리비에 지루 등 대단한 미드필더들을 보유하고 있다. 환상적인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BBC 해설위원 크리스 서튼이 예측한 16강전 결과. 한국이 브라질에 2대 0으로 패배할 것으로 예상했다. BBC 홈페이지

29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알랴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 웰일스와 잉글랜드의 경기, 잉글랜드 선수들이 웨일스에 3-0 완승을 거두며 16강 진출을 확정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알라이얀=뉴시스
◆17% 승률에 도전하는 ‘대∼한민국’

16강 4경기가 마무리 됨으로써 8강 대진표의 절반이 완성됐다. 남은 경기는 6일 한국과 브라질, 일본과 크로아티아, 7일 모로코와 스페인, 포르투갈과 스위스다.

한국과 일본이 8강에서 맞붙는다면 월드컵 최초의 ‘한일전’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한국이 브라질을 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브라질은 역대 최다인 5차례 우승을 한 팀인 데다 지금도 세계 1위 실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 6월 서울에서 열린 한국과 브라질 대표팀 평가전에서 한국은 5대 1로 브라질에 크게 패했다. 

한국이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진출할 것을 예측했던 BBC 해설위원 크리스 서튼 역시 한국의 8강 진출을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 족집게 예언으로 화제를 낳은 문어 ‘파울’에 빗대 ‘인간 문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서튼은 이번 월드컵에서도 많은 경기 결과를 예측해 적중시켰다.

그는 한국이 브라질에 2대 0으로 패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튼은 “한국은 포르투갈을 상대로 그들이 후방에서 얼마나 잘 조직돼 있는지 보여줬지만, 브라질을 괴롭히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부상에서 회복해 16강전 선발로 나설 브라질 대표팀 네이마르 주니오르에 대해 “네이마르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됐는지에 따라 한국의 승패가 달려있지만, 브라질은 네이마르 없이도 한국에 이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본은 크로아티아를 이기고 8강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서튼은 “일본이 아직 이번 토너먼트에서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서 “크로아티아에도 멋진 선수들이 있긴 하지만, 일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기술이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됐다”고 호평했다.

한국과 브라질의 월드컵 16강전을 하루 앞둔 5일(한국시간) ESPN은 한국의 승리 가능성을 17%로 예측했다. 하루 전보다 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앞서 미국 데이터 업체 그레이스노트는 한국의 승리 확률을 23%로 예상했다. 16강 국가의 승리 확률 중 가장 낮은 수치다.

한국이 패배할 확률이 크게 점치는 가운데, 한국 축구팬들사이에서도 ‘져도 괜찮다. 이미 잘했다’는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

브라질 축구대표팀 네이마르 등 선수들이 4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도하 알 아라비 SC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도하=뉴시스
직장인 김모(35)씨는 “솔직히 ‘대패’만 안하면 좋겠다”면서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서 내용이 좋은 경기를 보여주면 그걸로도 충분히 박수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포르투갈 때처럼 끝까지 포기만 하지 말아달라”, “16강도 대단하다. 져도 욕 안한다”, “지더라도 골은 넣었으면 좋겠다” 등 결과에 상관 없이 선수들을 응원하는 의견이 많았다. 

그럼에도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16강전에서 승리할 경우 ‘한일전’이 성사되는 만큼 8강 진출을 염원하는 팬들의 바람도 작지 않다. 월드컵 소식을 전하는 세계일보 기사에는 “공은 둥근 것, 이길 수도 있다”, “8강전이 한일전이 되길”, “8강 가자.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주자” 등 댓글이 달렸다.

선수 시절과 감독 경력을 통틀어 인생 첫 월드컵 16강을 치르는 파울루 벤투 한국대표팀 감독은 “우리는 잃을 게 없다”며 각오를 밝혔다. 그는 4일 카타르 알라이얀 메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브라질은 월드컵 우승 후보다. 우리는 내일 힘든 승부를 펼쳐야 하지만 포기하지는 않겠다”면서 “단판전이기 때문에 한국이 이길 수도 있다. 결과는 모르는 것”이라며 전의를 다졌다.

김희원 기자 aza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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