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동·서해 완충구역에 130여발 포병 사격…17일 만에 또 무력 시위

한·미 MLRS 등 사격 훈련에 반발…‘대응 경고’ 목적 밝혀
합참 “명백한 9·19 합의 위반”…북 “남측이 긴장 격화 불씨”

북한이 5일 동·서해 해상완충구역 내에서 포병 사격을 감행했다. 지난달 18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발사한 지 17일 만에 무력시위를 재개한 것이다. 군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지만, 북한은 남측이 “전선일대에서 불필요한 긴장 격화의 불씨”를 일으키고 있다고 책임을 전가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후 2시59분경부터 북한 강원도 금강군 일대와 황해남도 장산곶 일대에서 동·서해상으로 130여발의 방사포로 추정되는 포병 사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탄착지점은 북방한계선(NLL)의 북방 해상완충구역 안이라고 설명했다. 합참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즉각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포병 사격은 지난달 3일 강원 금강군 일대에서 동해상 완충구역 내부로 80여발을 쏜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이번 포격은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철원 일대에서 진행하는 다연장로켓(MLRS) 등 사격 훈련에 반발한 무력시위 성격이 강하다. 이날 오전부터 6일까지 철원 일대에서는 다연장로켓 50여발, K-9 자주포 140발 등의 포격 훈련이 진행되는데, 이 중 MLRS 사격은 한·미 공동훈련이다.

북한도 포병 사격이 남측 훈련에 대한 대응 경고 목적임을 분명히 밝혔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대변인 발표를 통해 “5일 8시30분부터 15시50분까지 사이에 적측 남강원도 철원군 이평리 방향에서 방사포탄으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십발이 발사되는 적정(적의 동향)이 제기됐다”며 “총참모부는 5시부터 16시까지 사이에 동·서부 전선부대들에 130여발의 대응 경고 목적의 해상실탄포 사격을 진행하도록 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또 “적측은 전선근접지대에서 긴장 격화를 야기시키는 군사행동을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주한미군의 다연장로켓 발사에 대한 반발적 성격”이라고 분석했다.

군은 기존 계획된 훈련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라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