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회 득점왕 해리 케인, 16강전서 골 시동 걸었다
대회 첫골 터뜨려 1골 3도움… 잉글랜드, 세네갈 꺾고 8강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골든 부트’(득점왕)를 안았던 잉글랜드 해리 케인(29·토트넘)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4경기 만에 골 시동을 걸었다.
케인은 5일 카타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세네갈과 벌인 이번 대회 16강전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3대0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추가 시간 3분 역습 상황에서 필 포든(22·맨체스터 시티)이 왼쪽에서 넘겨 준 공을 받은 케인은 페널티 박스 안까지 내달려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번 대회 4경기 만에 터진 그의 첫 골이다.
케인은 이 골로 메이저 대회 11호 득점(월드컵 7골·유럽선수권 4골)을 신고해, 게리 리네커(62·10골)를 넘어 메이저 대회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잉글랜드 선수가 됐다. A매치를 통틀어서는 52번째 골. 이 부문 최다 득점 기록을 갖고 있는 웨인 루니(37·53골)에도 바짝 다가섰다.
케인은 이번 월드컵에서도 유력한 득점왕 후보로 꼽혔지만, 세 차례 조별리그 경기에서 골 소식이 없었다. 그 사이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24·파리 생제르맹)나 네덜란드의 코디 학포(23·아인트호벤) 등 경쟁자들이 골을 몰아치자, 영국 언론은 “케인의 침묵은 큰 문제”라며 닦달했다. 초조할 법도 한데, 케인은 “어느 때보다 컨디션이 좋다”며 여유를 부렸다.
케인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세 차례 득점왕에 오른 정상급 피니셔(골을 마무리하는 선수)지만, 2020년 유럽선수권(유로)을 기점으로 한층 더 진화했다. 골잡이 역할뿐 아니라 미드필드까지 내려와 패스를 연결하고 공격의 실마리를 만드는 임무까지 척척 해낸다. 소속팀 토트넘에서 2020-2021시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도움(14개)을 올리며 득점왕·도움왕을 한꺼번에 거머쥐었다. 지난 시즌에도 9도움으로 토트넘 동료 손흥민(30)이 득점왕에 오르는 데 힘을 보탰다.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도 케인은 본인의 득점보다 골 도우미를 자처했다. 깊숙한 곳에서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거나 공격을 전개하면서, 이란전에서는 래힘 스털링(28·첼시)과 마커스 래시퍼드(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을, 웨일스전에서는 필 포든의 득점을 도왔다.
하지만 단판 승부인 토너먼트에서 찾아온 결정적인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이날 득점을 포함해 케인은 지금까지 월드컵에서 때린 7개 유효 슈팅을 전부 골로 연결한 진기록도 갖고 있다. 그는 “2018 월드컵 땐 조별리그에서 많은 골을 넣었지만, 대회가 막바지로 흘러갈수록 득점력뿐 아니라 경기력이 바닥나는 걸 느꼈다”며 “유로 2020에서는 이 점을 의식해 조절한 덕에 후반 토너먼트에서 골을 기록할 수 있었고, 이번 월드컵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케인은 골을 덜 넣고 있지만, 잉글랜드는 골을 더 넣고 있다. 케인이 포든과 주드 벨링엄(19·도르트문트), 부카요 사카(21·아스날) 등 2000년대생 신성들을 노련하게 이끌면서 팀 공격 루트를 다양화하기 때문이다. 잉글랜드는 현재까지 이번 월드컵 참가국 중 가장 많은 12골을 넣으며 화력을 과시 중이다. 골을 한 번이라도 넣은 선수가 8명에 달한다. 그는 “우린 모든 포지션에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를 갖고 있다”며 “이게 바로 토너먼트 후반으로 갈수록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프랑스와 맞붙게 되는 케인은 “챔피언(2018 러시아 대회 우승)으로 군림하고 있는 프랑스와 대결은 멋진 싸움이 될 것”이라고 각오를 펼쳐냈다.
세네갈은 칼리두 쿨리발리(31·첼시)를 앞세워 20년 만의 16강 진출이라는 돌풍을 일으켰으나 8강의 벽은 높았다. 잉글랜드를 맞아 초반 뒷문을 단단히 잠그고 전방 압박으로 기습을 노렸지만, 전반 막판 잉글랜드의 끈질긴 역습 시도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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