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명률 넉달새 2배로 급상승... 전문가들 ”과소평가 말라”
80대 이상 누적 치명률 2.07%
일부 지역 자치단체가 방역 수칙 완화를 검토하고 나선 가운데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를 과소평가 말라”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을 뜻하는 ‘치명률’이 지난여름에 비해 2배 넘게 오르는 등 고위험군의 사망 위험 신호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 11월 둘째 주(6~12일) 코로나 확진자를 2주일 동안 모니터링한 결과 치명률은 0.09%로 집계됐다. 치명률이 가장 낮았던 지난 7월의 0.04%보다 2배 이상 높고, 한 달 전 치명률(0.07%)보다 0.02%p 높아진 수치다. 주간 일평균 입원 위중증 환자 수 역시 11월 첫째 주 294명에서 넷째 주 460명으로 급증했다. 주간 하루 평균 사망자 수도 같은 기간 32명에서 49명으로 늘었다.
증상이 위중해 입원한 환자와 사망자 대다수는 코로나 고위험군인 60대 이상이었다. 11월 넷째 주 하루 평균 60대 이상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각각 89.3%(411명), 95.9%(47명)였다. 누적 치명률도 전 연령대는 0.11%였는데 80대 이상은 2.07%에 달했다. 코로나에 걸렸던 80대 이상 고령층 100명 중 2명이 사망했단 뜻이다. 70대 치명률도 0.48%로 높았다. 오미크론 변이가 이전 변이보다 약해졌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고령층에겐 여전히 ‘걸리면 사망 위험이 큰’ 무서운 병이란 뜻이다.
전문가들은 가을 들어 치명률이 급증하는 이유로, 우선 검사를 받는 사람이 줄고 있다는 점을 든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코로나 감염자들이 예전만큼 신고·검사를 하지 않아 (치명률의) 분모인 확진자가 줄다 보니 치명률은 늘었다”며 “숨은 감염자의 존재를 고려하면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자체의 치명성이 여타 감염증보다 높다는 점도 거론된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가 오미크론 변이가 되며 스스로 약해진 게 아니라 사람들이 백신 접종과 감염으로 얻은 면역 때문에 약해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코로나가 지금 고양이처럼 보이더라도, 애초엔 호랑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반복적인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방역 당국 역시 “코로나 누적 사망률이 지난 10년간 연평균 독감 환자의 100배를 넘고 치명률은 2배를 넘는다”며 고령층 추가 접종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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