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고독사 위험군 따져보니 “다가구에 사는 50~60대 남성”
‘예방 정책’에 활용 예정
다가구 주택에 사는 50~60대 무직 남성의 ‘고독사’ 비율이 높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대구 남구사회복지행정연구회와 남구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 10여년간 혼자 살다 사망한 지역민의 사례들을 중점 분석한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대구에서 고독사 사례 중점 분석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회는 2010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고독사 사례 196건을 조사했다. 질병·직업유무·거주유형 등 생애 전반에 걸친 자료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사망자는 남성이 143명(73%)으로 여성(53명·27%)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30.1%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 19.9%, 70대 18.4% 등의 순이었다.
숨질 당시 기초생활수급자 신분은 145건(74%), 그렇지 않은 사례는 43건(21.9%)으로 파악됐다. 수급이 중지되거나 수급 심사에서 떨어진 경우는 각각 6건과 2건이다.
사망자들은 대부분 죽기 전 직업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무직인 사례가 186건(94.9%)에 달했다. 사망 유형별로는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가 84건, 그렇지 않은 경우가 112건이었다.
사망자 중 164명(83.7%)이 각종 질환을 앓고 있었다. 정신질환(41.5%)과 순환계통 질환(28%)의 비율이 특히 높았다.
고독사한 이들은 소규모 공동주택(60.2%)에서 가장 많이 발견됐다. 단독주택과 주거 공간이 아닌 곳에서 숨진 경우도 각각 29.1%와 4.6%로 집계됐다.
가족이 사망자를 발견하는 사례(42.3%)가 가장 많았지만, 사회복지사나 지인의 발견 비율도 각 13.3%였다. 건물 관리인이 발견한 경우도 9.7%였다.
연구회는 남구지역에서 1497명이 고독사 위험이 높은 것으로 파악했다. 이창지 남구사회복지행정연구회장은 “고독사 통계조차 없는 상황에서 현장을 뛰는 사회복지공무원이 직접 사례를 수집하고 분석해 의미가 크다”면서 “고독사 예방정책을 세우는 데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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