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등병 아들 잃은 유족에 온 제보‥"사실 그대로만 알게 해달라"
[뉴스데스크]
◀ 앵커 ▶
일주일 전, 강원도의 한 최전방 감시초소에서 이등병 한 명이 총상을 입고 숨졌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고'로 군이 몰아가고 있다며 답답해하는 유족에게 군 내부자가 보낸 걸로 추정되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오발사고'라는 거였습니다.
유족들은 이제라도 군이 제대로 수사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홍의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손으로 '브이' 자를 그린 군복 입은 청년이 미소 짓고 있습니다.
스물한 살 김 모 이병은 지난달 28일 저녁, 최전방 초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해외에서 사업을 하고 있던 아버지는 황망히 귀국 비행기를 타야 했습니다.
[고 김 이병 아버지] "(가족이) 울면서 전화가 왔습니다. '무슨 농담을 해도 이렇게 심하게 하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듣다 보니까 그게 아닌 거예요."
군 생활은 잘 적응하고 있지만 '북한이 미사일을 쏴서 힘들다'며 너스레를 떨고, 제대하고 무엇을 할지 얘기 나누기도 했던 터라 죽음은 예상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군은 장례식부터 언급하며 조사에 성실하지 않아 보였다고 유족은 말합니다.
[고 김 이병 아버지-군 관계자 대화(사고 다음날)] "이런 사건이 터지면 내 입장에서는 군대를 100% 못 믿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어쩔 수 없고요, 저희가 뭐 믿어달라고 그렇게 얘기할 수는 없는 거고…)"
유족들은 군이 다른 사고들은 배제하고 스스로 세상을 등졌을 가능성만 강조했다고 주장합니다.
사고 이후 군 당국과 경찰을 인용해 '극단적 선택'을 강조한 보도들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고 김 이병 아버지·친형] "(극단적 선택 추정만) 그것만 유독 강조를 하더라고요. (극단적 선택 방법에 대해서 (총기를) 난간에 걸친다던가 이렇게 두 손으로 든다든가‥)"
사고 이후 사흘째, 답답해하던 유족들에게 익명의 제보가 왔습니다.
가족들도 몰랐던 사고 초소 번호를 밝히며 "자살이 아닌 총기 오발 사고"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손전등을 주우려다 총기사고가 났을 수 있다며 "딱 1발이 발사됐다"고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또 병사들에게 알려지지 않게 막고 있다는 내용까지 있었습니다.
군 내부자 아니면 알기 힘든 내용이어서 유족들은 바로 군에 알렸습니다.
하지만 군은 제보 사실에 대한 설명 없이 '신빙성이 없어보인다'는 답을 내놨습니다.
[고 김 이병 아버지] "진짜 떳떳하면 애초부터 부대에서 은폐하는 그런 느낌을 줄 필요가 없는 거 아닙니까. 그냥 있는 그대로만 하면 됩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고, 휴대전화 감식에서도 죽음을 암시하는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육군은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수사 중이고 유족에게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유족들은 제보대로 총기 사고인지 여부 등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편집: 양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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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양홍석
홍의표 기자(euypy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433543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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