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 드리운 ‘펠레의 저주’...한국이 뜻밖의 수혜자?

박강현 기자 2022. 12. 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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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브라질 16강전 내일 4시
브라질 선수들 펠레 위해 똘똘 뭉쳐

‘펠레의 저주’가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발동할까.

브라질 축구선수 펠레. /EPA연합뉴스

한국 대표팀이 6일 오전 4시(한국 시각) 브라질과의 월드컵 16강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브라질의 전설적인 골잡이 ‘축구 황제’ 펠레(82)의 한마디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이른바 ‘펠레의 저주’가 작동해 한국 대표팀이 수혜자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기 때문이다.

‘펠레의 저주’는 월드컵과 같은 세계적인 축구 대회에서 펠레가 한 예측은 정반대로 실현된다는 징크스(jinx)를 일컫는다. 논리적인 설명은 어렵지만 일관성을 가진 월드컵 징크스 중 하나로, 팬들도 이젠 이 저주를 월드컵을 즐기는 또 다른 재미로 받아들이곤 한다.

펠레의 저주는 수많은 월드컵에 기운을 드리운 역사가 있다. 아직 그가 현역에서 뛰고 있던 1966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펠레는 “우리가 월드컵 우승의 영광을 가져갈 것”이라고 예측하며 잉글랜드에 입성했다. 직전 1962 칠레 대회에서 우승한 자신감이 엿보였다. 하지만 브라질은 당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1978 아르헨티나 대회 땐 “(서)독일이 가장 강력하다”며 사실상 독일을 우승 후보로 지목했다. 하지만 독일은 당시 8강에서 짐을 쌌다. 1994 미국 대회 땐 자국을 겨냥해 “브라질은 우승 자격이 없다”고 신랄한 비판을 날렸지만, 브라질은 결국 월드컵 우승국으로 등극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그의 저주는 절정에 달했다. 펠레는 이때 “프랑스와 아르헨티나가 결승전에서 만난다”며 대회 결승전을 아예 예고했다. 그러나 프랑스와 아르헨티나엔 무서운 기운이 드리우며 두 팀은 조별리그에서 떨어졌다.

가장 최근인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곤 “브라질 대표팀 선수들은 최고의 기량을 가졌지만, 체계적이지 못한 준비과정으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얻었다”라면서 “러시아 월드컵에선 다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때 브라질은 8강에서 벨기에에 무릎을 꿇었다.

물론 펠레의 저주가 절대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펠레는 2010 남아공 대회 땐 “스페인이 최강이다”라고 했고 결국 ‘무적 함대’는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거머쥐었다.

펠레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 시작에 앞서 본인의 소셜미디어에 “우리(브라질)가 해피 엔딩으로 대회를 마감할 것이라 확신한다.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집으로 갖고 와라!”라며 브라질에 힘을 실어줬다. 현재 암 투병 중인 그는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위독설을 “나는 강하고 상황은 희망적이다”라고 일축하며 “2022 카타르 월드컵 브라질 경기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브라질 팬들은 지난 3일 카메룬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그의 쾌차를 비는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브라질 팬들이 지난 3일 카메룬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펠레의 쾌차를 비는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현수막에 "펠레, 어서 쾌차해요(Pele, get well soon)"라고 적혀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브라질 선수들 역시 이러한 펠레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그들은 2002년 마지막 월드컵 우승 이후 20년 만에 우승컵을 축구 황제에게 바치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쳐 있다. 치치 브라질 대표팀 감독도 한국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펠레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서 감사하다. 과거 그를 만나 직접 인사할 시간이 있었는데, 온몸이 떨렸다”면서 “나에게 그는 전설이다”며 쾌유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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