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 대법원장 '인사권 남용'에 반발하고 나선 일선 판사들
전국 각급 법원의 판사 회의체인 전국법관대표회의가 5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도입한 '법원장 후보추천제'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그동안 김 대법원장의 사법개혁을 지지해온 법관대표회의가 김 대법원장의 인사제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법원장 후보추천제는 지방법원 판사들이 투표를 통해 법원장 후보 1~3명을 뽑으면 김 대법원장이 이 중 한 명을 임명하는 제도다. 현재 전국 21개 지방법원 중 13곳에서 시행 중인데, 내년에는 법원장 임기가 남은 인천지법을 제외한 전국 20곳으로 확대된다. 이 중 가장 관심이 큰 서울중앙지법원장 후보에는 김 대법원장과 가까운 수석부장판사들과 비서실장 출신의 부장판사가 입후보한 상태다. 이 때문에 일부 판사들은 "김 대법원장의 인사권 남용" "'알박기 코드인사'가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법원장 후보를 민주적이고 수평적으로 뽑겠다고 하고선 실제로는 김 대법원장이 원하는 판사를 임명하려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2018년 의정부지법에선 법원장 후보로 신 모 부장판사를 단수 추천했지만 김 대법원장이 다른 부장판사를 법원장으로 임명하면서 빈축을 산 바 있다. 일부 판사들이 회의에서 "김 대법원장 임기가 내년 9월에 끝나는 만큼 법원장 임명권을 차기 대법원장으로 넘기라"는 주장을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런 점에서 법관대표회의가 이날 '김 대법원장이 객관적 문제가 없는 한 각급 법원 추천위원회의 추천 결과를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안건을 가결한 것은 늦게나마 다행이다.
일각에선 "법원장 후보추천제가 '인기 투표'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법원장 후보들이 표를 얻기 위해 본연의 임무는 뒷전인 채 투표에 치중하거나 후배 판사들의 눈치를 본다는 것이다. 심지어 재판 진행을 독려하지 못해 재판이 지연되는 부작용마저 빚어지고 있다고 하니 걱정이다. 김 대법원장은 이제라도 이 같은 지적을 수용해 공정하고 객관적 인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노력 없이 무리하게 제도부터 확대한다면 요식행위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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