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친구’ 석동현 민주평통 사무처장 “윤사모 회원 등용하겠다” 외통위 발칵
국회에서 5일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사무처장의 부적절한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이날 외통위는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아세안정상회의·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결과와 최근 한반도 정세에 관한 보고를 듣는 자리였다. 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지기’인 석 처장의 발언과 민주평통이 최근 윤석열 정부의 정책기조와 다른 성향을 가진 미주 부의장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석 처장에게 ‘윤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윤사모) 임원들이 사무처장 취임 축하를 위해 민주평통 사무실을 방문했을때 석 처장의 발언을 맹비난했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처장은 윤사모에게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한 윤 대통령 호위무사 역할을 주문하고 민주평통 자문위원에 윤사모 회원을 대거 등용하겠다는 약속을 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석 처장은 “그런 사실이 있다”며 “두루 추천해달라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민주평통은 진보·보수의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을 자문위원으로 구성해 국민적 합의를 추구하기 위한 기관”이라며 “민주평통을 ‘친윤’으로 구성하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처장의 행태는 국민적 합의를 해야 할 자문 기구로서 성격을 무시한 편가르기와 갈라치기”라며 “정권의 홍위병, 홍보단을 만들겠다는 취지냐”고 따졌다. 석 처장이 “지적한 부분을 유념하겠다”고 답하자 김 의원은 “유념의 문제가 아니라 사무처장 자격이 안 된다”며 “스스로 사퇴하라”고 공격했다. 같은 당 김상희 의원도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어울리지 않는 자리인 것 같다”며 “정치를 하든지 윤사모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사퇴할 의향은 없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달 워싱턴에서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주최로 열린 ‘2022 한반도평화컨퍼런스’에 참석한 민주평통 미주 부의장 등 참석 인사들에 대해 석 처장이 경위 조사에 착수한 것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문제제기가 있었다. 이 행사는 미 하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한반도 평화법안’에 대한 지지와 미 의원들의 공동 발의를 촉진하기 위한 행사로 브래드 셔먼·앤디 김·메릴린 스트릭랜드 등 미 연방의원 12명과 김경협·임종성·김민철 등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참석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민주평통이 이 행사 참석자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은 미주 부의장 등 견해가 다른 인사들을 ‘찍어내기’ 위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이 행사는 공공외교 단체와 미국 시민들의 자발적 활동이며 한·미 의원들이 다수 참여한 외교적 무대”라며 “이게 왜 조사 대상이 되느냐”고 따졌다. 윤 의원은 또 “자문위원 전원에게 경위 조사 착수 사실을 메일로 알렸다”면서 “대통령 국정 철학과 통일정책 기조에 충실히 따르는 사람들로 자문위를 완전히 새로 짜겠다는 거냐”고 비판했다.
유신모 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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