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관광지 줄서기보다 미술 대가들의 족적을

이규화 2022. 12. 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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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으로 접어들자 해외여행객이 늘고 있다.

한국인들은 10여 년 전부터 '깃발여행'에서 졸업했다.

여전히 관광지 줄서는 패턴이 남았지만 테마별 여행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중 미술과 미술관 여행은 와이너리 답사와 함께 흔한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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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한 번쯤은, 아트 로드 김영주 지음/더쿱디스트리뷰션 펴냄

엔데믹으로 접어들자 해외여행객이 늘고 있다. 한국인들은 10여 년 전부터 '깃발여행'에서 졸업했다. 여전히 관광지 줄서는 패턴이 남았지만 테마별 여행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중 미술과 미술관 여행은 와이너리 답사와 함께 흔한 주제다. 기실 만만한 게 미술관 방문이나 화가 생애 따라가기다. 그러려면 좀 알아야 한다. 곰브리치는 몰라도 인상파 정도는 귀동냥이 있어야 제대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책은 그걸 돕는다. 저자가 '인상파 로드'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미술 대작·대가 따라가기 책이다. 전보다 흥미 요소가 가미됐다. 스페인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를 둘러 가며 피카소, 마티스, 반 고흐, 샤갈, 세잔, 고야, 엘 그레코, 달리, 페르메이르, 루벤스, 얀 반 에이크, 마그리트, 들라크루아, 밀레 등 미술사를 대표하는 14명의 흔적을 따라간다.

서양 미술사는 미술의 영역으로 끝나지 않는다. 정치, 경제, 종교, 문학, 철학, 지리, 과학 등 삶의 총체적 국면을 담는다. 책은 유럽 도시 곳곳에서 만나는 작품들이 그것들과 어떻게 교직했는지 알아본다. 이미 잘 알려져 있거나 미처 잘 몰라서 스쳐 지나가는 곳 중에서 어느 곳을 보아야 하고 어디서 멈추어야 하는지 안내해준다. 책의 여정을 쫓아가다 보면 어느새 독자들도 역사 속의 미술품과 작가를 만나게 된다.

출발지는 마드리드다. 고야에게 먼저 여행 신고를 한다. 프란시스코 고야는 19세기 낭만주의, 상징주의, 표현주의 심지어 인상파까지 두루 영향을 미친 '큰형' 같은 화가다. 이어지는 행선지는 그의 경배자들이 많았던 프랑스다. 폴 세잔이 걷던 길, 고흐에게 위로가 되어준 별빛과 들판과 사람들, 호텔방 창문에서 마티스가 바라보던 하늘과 바다, 세상에 하나뿐인 행성을 구축한 달리와 갈라 부부, 예술가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며 새 세상을 꿈꾸던 파리의 작은 식당 등등. 대가들의 소곤거림이 귓전에 닿을 것 같은 장면들이 묘사된다. 여행지는 네덜란드, 벨기에로 이어지며 놓치면 아쉬운 관광지도 덤으로 소개한다. 아트 로드라는 제목처럼 테마 여행서 전형으로서 손색없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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