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공화국' 대한민국, '편향적 사고'서 벗어나려면?

김소현 기자 2022. 12. 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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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 편견은 단지 개인의 고정관념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저자는 특히 인종차별이나 성차별과 같은 노골적인 편견보다 습관처럼 작동하는 '암묵적 편향'이 더 해롭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본능적으로 작동하는 인간의 편향사고가 우리의 신념과는 상반된 편견과 차별로 이어진다"고 지적하며 이로 인해 교육, 의료, 노동, 치안, 종교를 비롯한 거의 모든 영역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갈등의 근본적인 해결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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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향의 종말 (제시카 노델 지음 / 김병화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500쪽 / 2만2800원)
미국 저널리스트가 고발한 우리 안에 내재된 편견과 차별

"채식주의자는 까다롭다", "여성은 주차를 못한다"

일상적 편견은 단지 개인의 고정관념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빈부 격차와 함께 이념, 지역, 세대, 젠더(성)에 대한 갈등이 심각 수준을 넘어 '갈등 공화국'으로 불리기도 한다.

미국 저널리스트 제시카 노델은 신간 '편향의 종말'을 통해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사이 일상에 스며든 편향 사고로부터 어떻게 해방될 것인가? 물음에 대한 실증적인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차별과 혐오는 인간의 본능인 편향 사고에서 비롯됐다"고 짚었다. 이어 "개인과 사회 전반에 뿌리깊이 자리한 편향이 미래의 가능성을 좀먹고 있다"며 편향의 문제를 인식하고 밝히는 데서 나아가 성과 노동·장애·의료·종교 현장에서 혐오와 차별을 넘어서기 위한 해결 전략을 제시한다.

편향이란 편견을 갖게 되는 태도나 경향성 자체를 뜻하는데, 저자는 인간의 본능에서부터 편향의 실체를 파악해 나간다. 인간의 뇌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범주화', '본질화', '고정관념 형성'의 3단계를 거치며 대상이나 상황이 이 고정관념에 부합하면 쾌감이라는 보상작용이 벌어진다. 따라서 인간의 뇌는 끊임없이 고정관념에 중독되고 이는 편향사고로 이어진다.

문제는 이런 편향 사고가 마음속 편견에 머물지 않고 차별과 혐오로 확장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저자는 편향이 "인간이 세계를 이해하는 실용적인 도구임과 동시에 자신과 다른 대상에 대한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양날의 검"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특히 인종차별이나 성차별과 같은 노골적인 편견보다 습관처럼 작동하는 '암묵적 편향'이 더 해롭다고 지적한다. 암묵적 편향은 스스로 편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믿지만, 무의식적으로 드러나는 편향적 태도를 말한다. 인종차별주의에 반대하는 백인이 실제 행동에서는 이에 반하는 경우다.

이에 저자는 "마치 회로처럼 작동하는 편향사고를 끊으려면 애초 행동 설계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갈등의 현장에서 오히려 가능성을 발견한다. 남녀 구분 없는 스웨덴 유치원의 가치중립 교육, 미 경찰관들의 총기 사용 빈도를 낮춘 마음 챙김 훈련, 평등한 의료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 존스홉킨스 병원의 '점검 목록' 등의 사례를 제시한다.

여기에 편향의 폭력과 해결의 실마리도 보여준다. 저자는 "본능적으로 작동하는 인간의 편향사고가 우리의 신념과는 상반된 편견과 차별로 이어진다"고 지적하며 이로 인해 교육, 의료, 노동, 치안, 종교를 비롯한 거의 모든 영역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갈등의 근본적인 해결을 모색한다.

단순히 편견을 없애자는 막연한 호소나 구호에 정체되지 않고 편견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그 실체를 선명하게 드러낸 이 책에서 갈등과 혐오의 시대를 뛰어넘을 희망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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