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전기·수도세 폭탄…MZ세대, 월급날 2주 만에 '텅장 시대' 현실

백유진 기자 2022. 12. 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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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신성동에 거주하는 전씨(24·대학생)는 지난달 들어온 아르바이트 급여를 2주 만에 모두 소진했다.

전씨는 "교통비나 필수 용품만 구매하면서 생활비를 아껴봤지만, 2주 만에 알바 급여가 모두 소진됐다"며 "외식 약속이나 결혼 등 경조사에도 돈을 안 쓸 수도 없고, 지난해에는 같은 월급으로 3주는 버텼는데, 올해는 보릿고개가 유독 길게 느껴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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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대전 전기·수도세 전년 동월 比 23% 급등…외식비·생활용품, 약 8% 증가
아르바이트생 83%, 2주 만에 급여 소진…보릿고개 기간 전년보다 1.5일 앞당겨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전 신성동에 거주하는 전씨(24·대학생)는 지난달 들어온 아르바이트 급여를 2주 만에 모두 소진했다. 그래도 3-4주 정도 써 온 예년과 달리 최근 일주일에서 보름 정도 소모기간이 짧아진 것이다. 최근 들어 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통장 잔고도 금새 바닥을 드러냈다는 설명이다.

전씨는 "교통비나 필수 용품만 구매하면서 생활비를 아껴봤지만, 2주 만에 알바 급여가 모두 소진됐다"며 "외식 약속이나 결혼 등 경조사에도 돈을 안 쓸 수도 없고…, 지난해에는 같은 월급으로 3주는 버텼는데, 올해는 보릿고개가 유독 길게 느껴진다"고 했다.

아르바이트생 10명 중 8명은 2주 만에 (알바)급여를 모두 소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수년 전부터 MZ세대에선 통장 잔고 소모 기간이 갈수록 짧아지자 '텅장'(텅 빈 통장)이란 신조어가 쓰이고 있는 실정이다. 고물가 상황에서 최대한 아끼고 절약해도 소진 기간이 1년 전보다 짧아진 것이다. 특히 전기·난방비가 역대 최대로 오르면서 올 겨울 보릿고개가 더 혹독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5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대전 소비자물가지수는 108.82로, 전년 동월 대비 4.9% 상승했다. 전월보다는 0.1% 감소하며 상승세가 다소 주춤했지만 이는 석유류와 농축수산물의 상승폭이 축소되며 전체 물가 오름세 둔화를 견인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소비자물가는 올 들어 지난 3월부터 9개월째 4% 이상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기·수도·가스 비용은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전년 동월 대비 23%나 급등했다. 이는 지난 10월 공공요금 인상으로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여기다 외식비에 포함되는 음식·숙박 비용은 8.3%, 화장품·바디워시 등 생활용품은 7.9%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치솟은 물가에 애초에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은 청년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월급이나 아르바이트 급여를 받고도 2주 만에 소진하는 청년들이 많은데다 소진 기간도 1년 전보다 1일 이상 앞당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지난해와 올해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10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9.6%가 아르바이트 소득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에 만족하지 못하는 아르바이트생의 83.4%는 평균 15.6일 만에 급여를 모두 소진하며 '아르바이트 보릿고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이와 같은 보릿고개 경험 비율(76.9%)보다 6.5%포인트 늘어난 것이며, 소진 기간도 1.5일 앞당겨진 것이다.

대전 탄방동에서 자취하는 김모씨는 "식자재도 오르고, 외식비도 오르는데 지난달에는 난방비 폭탄까지 맞았다. 최저시급이 올랐다지만 소득 변화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게 작금의 경제상황이다"라며 "자취를 하면 숨만 쉬어도 지출이 생기는데, 생활비 보충을 위해 N잡이라도 뛰어야 할 판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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