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임금상승분 가격에 떠넘기기, 20배 심해져”

김은정 기자 2022. 12. 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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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조업 임금 10% 올랐을때
물가는 2013~2020년 0.1% 상승
이후엔 2%올라, 가격전가율 20배

기업들이 과거보다 임금 상승분을 가격에 많이 떠넘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의류 등 공산품 가격이 급등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인건비를 올려준 뒤 제품 가격을 올리는 방법으로 손쉽게 해결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중간재 가격이 오르고 있어 기업들이 원가 상승을 흡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임금 흐름에 대한 평가 및 가격전가율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부터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한계비용(중간재+임금)의 가격전가율이 이전보다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의 경우 직원 임금이 10% 인상됐을 때 과거(2013~2020년)에는 생산자 물가가 0.1% 상승했지만, 2021년 이후에는 2% 상승했다. 임금의 가격전가율이 20배 정도 높아진 것이다.

서비스업도 임금이 10% 올랐을 때 과거에는 생산자 물가가 1.6% 상승했지만, 작년과 올해에는 3%에 달했다.

작년 이후 중간재 비용의 생산자 물가 전가율도 제조업(5.3%→8.2%)과 서비스업(0.5%→0.7%) 모두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임금 상승이 중간재 수입 비용, 경쟁국 가격 상승과 동반해 나타나면서 기업이 원가 비용 상승분을 흡수할 여력을 저하시킨 점도 있다”면서 “과거 경기 회복기에선 찾아볼 수 없는 이례적 현상”이라고 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에는 노동 비용은 상승한 반면 중간재 비용이나 경쟁국 가격은 오히려 하락했었다.

최근 임금 상승세는 상용직 정액 급여가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구인난과 기대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서 지난 3분기 상용직 정액 급여 증가율은 4.5%에 달해 2013~2021년 장기 평균(3.5%)을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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