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중장기'로… 방향타 꺾는 채권투심

김태일 2022. 12. 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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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속도 조절론이 가시화되면서 채권투자 방향도 바뀌고 있다.

달러 강세가 주춤해지면서 신흥국 쪽으로, 향후 금리 인하 수혜를 위해 만기가 긴 상품 쪽으로 이동하는 수요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투자자들은 신흥국채권 펀드에서 20억원을, 북미채권 펀드에선 325억원을 뺐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형 상품 가운데 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숏(인버스) 포지션이 줄고 롱 포지션 내에서도 단기에서 중장기 상품으로 듀레이션 확대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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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속도 조절론 고개 들자
안전자산 미국 국채 선호도 주춤
초단기채 보다 장기채 수요 증가
금리 인하 수혜 노린 매수세 몰려
금리인상 속도 조절론이 가시화되면서 채권투자 방향도 바뀌고 있다. 선진국→신흥국, 단기→중장기로 요약된다. 달러 강세가 주춤해지면서 신흥국 쪽으로, 향후 금리 인하 수혜를 위해 만기가 긴 상품 쪽으로 이동하는 수요로 풀이된다. 다만 당분간 금리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26개 신흥국채권 펀드의 최근 1개월(4일 기준) 수익률은 5.21%로 집계됐다. 중남미(-5.78%), 북미(-4.63%), 아시아퍼시픽(-1.36%) 등이 부진을 면치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투자자들은 신흥국채권 펀드에서 20억원을, 북미채권 펀드에선 325억원을 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 폭을 줄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미국 국채라는 최우량 안전자산을 향한 투자심리가 다소 누그러진 반사이익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3대 채권지수 가운데 하나로 JP모건이 산출하는 달러 표시 신흥국채권지수는 11월 한 달 동안 867.58에서 978.30으로 12.76% 뛰었다.

끝 모르고 이어지던 달러 강세가 잠잠해진 것도 힘을 싣는다. 신흥국이 그 대안으로 자금을 끌어모으게 된 결과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달 초 104.73을 가리키며 한 달 전보다 6% 넘게 하락했다. 제로코로나 완화 등 중국의 정책 방향이 바뀐 것도 긍정적 요소다.

채권 만기 선호도 달라졌다. 길게 잡으려는 수요가 늘었다. 초단기채권은 잔존만기 1년 미만 국채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금리인상 시기 손실 폭이 비교적 작아 '자금 피난처'로 각광받았지만 긴축 속도가 늦춰진단 판단에 매력을 상실하고 있다. 장기채는 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금리 반락시 수익을 볼 수 있다.

실제 국내 34개 초단기채권 펀드의 설정액은 최근 한 달 사이 4997억원 줄었다. 반대로 국공채와 회사채 펀드에는 각각 1519억원, 2149억원이 들어왔다. 국내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중 듀레이션이 가장 긴 'KBSTAR국고채30년Enhanced'에는 150억원이 넘는 개인 순매수가 몰리기도 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형 상품 가운데 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숏(인버스) 포지션이 줄고 롱 포지션 내에서도 단기에서 중장기 상품으로 듀레이션 확대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변화는 지난 10월 중순 이후 더 공고해지기 시작했다. 향후 수익 개선에 긍정적 신호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금리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미국의 11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이 예상치(20만명)를 웃도는 26만3000명을 기록했고 인플레이션 수준도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연준은 최종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잡고 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연준 의장이 상품·주택부문 인플레 완화는 인정했으나 임금 상승과 서비스 물가 상승에는 우려를 표시했다"며 "구조적 노동 공급 감소로 고용환경은 여전히 타이트하고 최근 시장에서 반영하고 있는 내년 말 금리 인하는 섣부른 판단"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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