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기업은행장 후보` 논란… 노조 "법꾸라지 낙하산"

강길홍 2022. 12. 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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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사진) 전 금융감독원장이 기업은행 차기 행장으로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공직에서 물러난 정 전 원장이 은행장 후보로 거론될 수 있는 것은 기업은행이 국책 은행이지만 공기업 분류상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되는 까닭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차기 행장으로 정은보 전 금감원장, 도규상 전 금융위원장, 이찬우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 관료 출신 외부 인사와 김성태 현 기업은행 전무, 최현숙 IBK캐피탈 대표 등 내부 인사들이 후보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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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금감원장 퇴임 취업제한불구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돼 자격
노조, 공직자윤리법 개정 요구
법 제정땐 '정은보 방지법' 명명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정은보(사진) 전 금융감독원장이 기업은행 차기 행장으로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공직에서 물러난 정 전 원장이 은행장 후보로 거론될 수 있는 것은 기업은행이 국책 은행이지만 공기업 분류상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되는 까닭이다. 노조는 국책 은행에도 취업제한 조항이 적용되도록 하는 '정은보 방지법'을 추진하겠다며 정 전 원장을 압박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차기 행장으로 정은보 전 금감원장, 도규상 전 금융위원장, 이찬우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 관료 출신 외부 인사와 김성태 현 기업은행 전무, 최현숙 IBK캐피탈 대표 등 내부 인사들이 후보로 거론된다.

기업은행은 행장추천위원회 등의 절차 없이 금융위원회 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행장을 임명한다. 윤종원 현 기업은행장의 임기는 내년 1월 2일 만료된다. 이를 전후로 차기 행장이 임명될 가능성이 높지만 정부에서 후보자를 낙점하지 못하면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20년 김도진 전 은행장도 임명이 늦어지면서 1주일 정도 전무이사의 행장 직무 대행 체제를 거쳤다.

다만 올해는 정은보 전 원장이 차기 행장으로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연내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 전 원장은 행정고시 28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관·차관보 금융위원회 사무처장·부위원장 등을 거쳤다. 2019년 기재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외교부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대표를 맡았다. 지난해 8월 금융감독원장에 임명됐지만 임기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지난 6월 물러났다.

정 전 원장은 금감원에서 나온지 두달여만에 보험연구원 연구자문위원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고위 공직자들은 퇴직 후 3년 이내 재취업 하는 경우 정부 공직자 윤리위원회의 취업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통상 3년 정도 정부 산하 연구기관 등에서 근무하다 민간 기업 등에 새로운 둥지를 마련한다.

금감원장을 그만두고 3년 안에는 은행장이 될 수 없지만 정 전 원장이 퇴직 후 반년도 지나지 않아 기업은행 차기 행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시중은행과 경쟁도 하지만 국책은행 역할을 하는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는 지난달 30일 '감독기관장이 피감은행으로, 부끄럽지 않은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정 전 금감원장의 기업은행장 임명 유력설에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기업은행은 자체 수익을 창출하며 시중은행과 경쟁하는 조직이지만 기타공공기관이라는 이유로 '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 조항에서 예외"라며 "법의 맹점을 이용해 내리꽂겠다는 것이니 '법꾸라지 낙하산'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정부가 정 전 원장 임명을 강행할 경우 공직자윤리법에서 '취업을 금지하는 기관'에 시중은행과 유사하게 영리사업을 하는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추가하는 법 투쟁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또한 이 법이 만들어진다면, 그 별칭은 '정은보 방지법'이 될 것이라며 정 전 원장을 압박했다.

정 전 원장에게는 기업은행장 임명이 오히려 불명예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윤 행장이 갖고 있는 '금융권 역대 최장 출근 저지' 기록을 갱신할 가능성도 있다. 윤 행장은 지난 2020년 취임 당시 낙하산 인사에 반발하는 노조의 저지로 27일 만에 첫 출근할 수 있었다.

노조 측은 "금융노조와 기업은행 지부는 2020년 낙하산 은행장 임명에 맞서 당시 여당과 금융위가 사과하고 재방 방지를 약속할 때까지 26일동안 출근을 막아선 바 있다"며 "금융권 최장기 출근 저지 투쟁의 재앙을 되풀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길홍기자 sliz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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