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레시피' 독점사용 … 삼원가든의 새 도전
GS서 20억 투자 유치, 전략적 협업
"특정 레스토랑과 셰프, 레시피는 모두 일종의 지식재산권(IP)입니다. 이 IP의 독점 사용권을 넘겨받아 간편식을 기획하거나 사업 확장 노하우가 없는 셰프와 함께 아예 새로운 외식 브랜드를 만들어 IP 오너와 '윈윈'할 수 있죠. 우린 레스토랑 대표들이 가장 좋아하는 외식회사일 겁니다."
지난 1일 만난 서울 강남 대표 갈빗집 삼원가든의 2세인 박영식 캐비아 대표는 그동안 쌓아온 튼튼한 외식업계 네트워크에서 신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셰프, 레스토랑, 레시피를 IP로 규정짓고 이를 활용해 여러 사업을 벌일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게 그는 캐비아를 출범시켰다.
캐비아는 현재 미쉐린 레스토랑부터 파인다이닝, 노포식당 등에서 확보한 155개의 미식 IP로 레스토랑 간편식(RMR)을 출시·유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간편식을 메뉴로 개발해내는 것이 캐비아의 강점이다. 박 대표는 "사업을 시작할 때 협업을 안 하기로 유명한 셰프부터 찾아가 설득했다"며 "셰프들에게 로열티 수익으로 엄청난 부를 안겨줄 수는 없지만 IP 오너로서 브랜드를 폭넓게 알릴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제조 공장은 따로 없다. 박 대표는 "우리 회사는 제조를 제외하고 기획부터 유통까지 모든 밸류체인을 담당한다"며 "제조 전문 공장은 이미 많고 잘하는 곳도 많다. 주제를 파악하고 우리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 '공장 반대론자'가 됐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간편식 시장의 성장을 확신한다. 편리함은 불가역적인 성격이 있는데, 간편식으로 맛있는 한상을 차려본 사람이 장보기부터 요리, 설거지로 이어지는 불편한 과정을 반복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박 대표는 "요리는 앞으로 '보는 콘텐츠'가 될 것이다. 쿠킹 클래스조차 요리를 배우는 곳이 아니라 구경하는 곳이 됐다"며 "한상에 반찬을 10개씩 놓던 어르신도 RMR를 즐기는 것을 보면 간편식이 더 잘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사업은 RMR에 그치지 않는다. 회사 정체성을 'IP 유틸라이제이션(활용) 업체'로 정한 것처럼 IP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모델을 구상 중이다. 그중 하나가 셰프들과 새로운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개발하는 것이다. 특정 셰프의 브랜드와 레시피를 건네받아 운영 자체는 캐비아가 도맡는 시스템이다. 박 대표는 "파인다이닝 셰프의 경우 매일 요리 준비로 바쁘고 사업 확장에 대한 노하우도 없다"며 "캐비아가 좋은 파트너가 돼서 함께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누적 기준 16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캐비아는 최근 GS리테일에서 20억원의 투자를 받아 이목을 끌기도 했다. 1차적으로 GS리테일 유통망에 캐비아 RMR 제품을 넣으려는 전략적 협업이 목적이다. 그는 "미래형 편의점은 고급 와인 한잔을 마시며 로컬 기반 RMR를 즐길 수 있는 델리 형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방향을 GS리테일과 구체화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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