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팬데믹 1000일 … 다음 팬데믹 예방을 위한 과제
어제(12월 5일)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 지 1000일이 되는 날이었다. 세계는 긴 팬데믹 터널 끝의 빛을 보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팬데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최근 코로나19의 기록적 발생이 이어지고 '제로 코로나' 정책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준비가 됐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백신 접종률, 특히 위험성이 높은 노인층 접종률은 낮다. 승인된 중국 백신들이 코로나19 감염자가 병원과 중환자실을 가득 채우지 못하게 할 만큼 충분히 효과가 있는가? 개인 보호 장비,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 보조 의약품, 인력은 비축돼 있나?
한국은 지난 몇 주 동안 일일 확진자가 1만명에서 6만~7만명(11월 24일) 선으로 급증하면서 일곱 번째 유행에 진입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가 팬데믹을 종식시키고 다음 팬데믹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백신이나 세계보건과 관련해 △진단 역량 △연구개발 △백신 제조 △백신 접종 접근성 △백신 접종률 등 다섯 가지 중요한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 신규 2가 백신 도입에도 안타깝게 입원 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삶은 '뉴노멀'에 익숙해지고 있다. 이 새로운 일상은 예방 접종과 주의, 의료 서비스에 달려 있다. 즉 세계 다른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인플루엔자, 코로나19,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의 '트리플데믹(triple-demic)'으로 입원 환자가 늘어나는 것을 막으려면 통제 가능한 인플루엔자를 우선 통제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더 나은 백신이 꼭 필요하다. 이상적으로 신규 백신은 △더 오래 더 효과적으로 질병에서 보호 효과를 내야 하고 △새로운 변이에 대해 보다 나은 교차 보호면역 반응을 제공하며 △감염을 예방하고(기존 백신은 질병에서는 보호하지만 감염 예방에는 우수하지 않음) △전파를 막아줘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기존 백신에 신규 백신을 추가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화이자-바이오엔텍과 모더나에서 '2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방법이다. 범용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은 아직 동물실험 중이고 감염 자체를 예방하는 백신도 초기 개발 단계에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충분한 재원이 있다면 혁신이 급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미국은 '초고속작전(OWS)'에 200억달러를 투자했고 유럽연합과 영국, 전염병 대비혁신연합(CEPI) 등도 수십억 달러를 투입했다. 적은 비용으로 혁신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속도가 느리다.
세계는 2020년 3월보다 잘 준비가 돼 있을까? 진단 역량과 백신 제조, 백신 접종에 있어 선진국과 개도국 간 격차가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글로벌 리더십 부재로 인해 이 같은 불평등 문제는 해결이 요원한 상태다. 코로나19로 상처 입은 국제사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인류는 지치고 취약하며 준비되지 않은 상태다.
우리가 이 같은 불평등의 장애물을 해소하지 않는 한 '또 다른 오미크론' 변이, 혹은 다음 팬데믹에 의해 다시 재앙이 초래될 수 있다. 한국은 메르스의 교훈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충격을 이겨냈다. 우리는 이번 팬데믹을 통해 배운 교훈을 발판 삼아 불평등과 격차 해소에 나서야 할 것이다. 팬데믹 대응에는 글로벌 리더십이 필요하다. 지금 시작해야 한다.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 서울대학교 초빙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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