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LG이어 삼성서도 첫 여성사장, 유리천장은 계속 깨져야 한다
삼성그룹에서 오너가 출신이 아닌 첫 여성 사장이 탄생했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2011년 "여성도 사장까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한 지 11년 만이다. LG그룹도 지난달 5대 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여성 사장을 배출했다. 이영희 삼성전자 사장과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은 '갤럭시'와 '후'의 마케팅을 이끈 주인공으로, 여성이어서가 아니라 능력을 인정받아 사장 자리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여성 인재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는데, 바람직한 방향이다.
삼성과 LG그룹에서 여성 사장이 나왔지만, 기업들 유리천장은 여전히 단단하다. 이번 인사 전까지 5대 그룹에 여성 사장은 없었다. 사장급이 아닌 최고경영자(CEO)로 범위를 넓혀도 LG 1명, SK 1명이 더 있을 뿐인데, 모두 최근 선임됐다. 현대자동차와 롯데그룹은 여성 CEO가 없다. 기업분석전문 CXO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1000대 기업 대표이사 중 비오너가 여성은 7명으로 0.5%에 불과했다.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 비중도 5.6%에 그친다. 2021년 기준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31.1%로 OECD 38개 회원국 중 가장 컸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하는 유리천장지수 역시 10년째 꼴찌다.
블랙록 등 글로벌 큰손들은 투자 기업 이사회에 성별 다양성을 주문하고 있고, 유럽연합(EU)도 지난 6월 상장기업 이사회 구성원 40%를 여성으로 채우도록 했을 정도로 여성 인재 활용은 세계적 흐름이다. 우리도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기업은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으로 구성하지 말아야 한다'고 규정한 개정 자본시장법이 8월 시행됐지만 걸음마 단계나 다름없다.
맥킨지는 '기업 경영진의 성 다양성 상위 25% 기업은 하위 25% 기업보다 평균 이상의 수익을 낼 가능성이 25% 높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여성 임원 선임이 단순한 여성 배려가 아니라 다양성 확보와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글로벌 기업들을 통해 확인된 만큼 유리천장 깨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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