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교육으로 문화재 전문인력 기르죠"
문화재청 산하 특수목적대학
재교육없이 바로 투입가능한
문화재 발굴·보존 인력 양성
지난해 정시 17.5대1 경쟁률
길이 10m, 무게 350t에 달하는 세계 최대 크기의 김해시 고인돌 유적의 청동기 시대 지층이 2020년 훼손됐다. 김해시가 문화재청과의 협의 없이 유적지 현상을 변경하고 정비 공사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비 사업 과정에서 매장 문화재에 정통한 학예연구사가 없었던 것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충남 부여에 위치한 한국전통문화대는 전통문화유산 보존·활용 분야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4년제 국립대다. 2000년 설립돼 문화재 보존·관리·운영과 관련된 학부, 대학원, 전문대학원 등을 운영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 10월 12일 신임 한국전통문화대 총장으로 강경환 전 문화재청 차장(사진)을 임명했다. 강 총장은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해 문화재청 문화재정책국장, 문화재보존국장, 국립무형유산원장 등을 맡았다.
한국전통문화대의 특징은 실무 중심 교육 과정이다. 문화재 발굴·보존 현장에서 현역으로 활동하는 한국전통문화대 교수진은 대학원생과 학부생들을 프로젝트에 참여시켜 실무 경험을 쌓게 하고 있다. 강 총장은 "한국전통문화대를 졸업하면 재교육을 거치지 않고 현장에 바로 적응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전통문화대는 문화재청 산하 특수목적대학으로서 학생들에게 국립문화재연구원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등 관계 기관의 인턴십, 협력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전통문화대 졸업생 2000여 명은 문화재 보존·활용 분야에서 학예연구사, 큐레이터 등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한국전통문화대는 단청장·목조각장·사기장 등 분야에서 7명의 국가무형문화재 이수심사 합격자를 배출했고, 문화재수리기능자 자격시험에서도 50명의 합격생이 나왔다. 졸업생들의 성과가 알려지며 한국전통문화대는 지난해 처음 시행한 2022학년도 정시모집에서 평균 경쟁률 17.5대1을 기록했다.
올해 10월 한국전통문화대는 교육·연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문화유산 보존·복구 분야 국제기구인 국제문화재보존복구연구센터(ICCROM)와 학술교류협약을 체결했다. 한국전통문화대는 ICCROM과 함께 문화재 대상 정보통신기술(ICT) 적용 연구, 세계유산 관련 공동 프로그램 개발, 학생인턴 파견 등의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 강 총장은 "한국의 문화재 보존·복구 기술은 이미 캄보디아, 라오스 등 다른 나라에 공적개발원조(ODA)를 할 만큼 뛰어나고 한국이 보유한 세계유산 역시 양적·질적으로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 활약하는 문화재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한국전통문화대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국전통문화대가 전통문화 전문 인력 양성에 힘쓰는 이유는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와 활용이 문화산업 발전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전통문화는 현대문화의 근원인 데다 문화유산 분야의 패러다임 역시 전통의 보존이라는 소극적 관점에서 적극적 활용과 향유로 방향이 바뀌었다. 일례로 최근 한국전통문화대 연구진은 영조의 딸인 화협옹주의 묘에서 출토된 화장품 유물의 전통재료 성분을 분석해 핸드크림 등 화장품 상품을 개발했다. 강 총장은 "'오징어게임'과 '기생충', BTS 등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한류문화의 원천은 전통문화"라며 "전통문화 분야의 전문 인력 양성은 우리 문화를 풍요롭게 하고 새로운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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