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전자약·차세대 사이버 보안 …"특허는 기업 최대 무기"
대상은 의료기기업체 리솔
뇌 전기자극으로 숙면 유도
최우수상 프라이빗테크놀로지
'제로 트러스트' 보안 기술 호평
인류가 아직 정복하지 못한 알츠하이머 질환을 전기 자극을 통해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리솔이 '제2회 대한민국 벤처·스타트업 특허대상'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새로운 차원의 사이버 보안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업체 등에도 상이 주어졌다.
5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매일경제신문과 대한변리사회가 공동 주최하고 국가지식재산위원회와 특허청이 후원하는 '제2회 대한민국 벤처·스타트업 특허대상'에서 시상식이 열렸다. 시상식에는 한무경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국민의힘 의원)와 백만기 국가지식재산위원회 공동위원장, 이인실 특허청장, 장승준 매경미디어그룹 부회장, 홍장원 대한변리사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백 위원장은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벤처기업, 스타트업에 특허는 기업의 생사를 결정지을 수 있는 무기이자 방패"라고 강조했다. 이어 "각고의 노력 끝에 개발한 기술을 특허화하고, 이에 기반한 사업화를 통해 수익이 창출되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청장은 "1회 대회 입상 기업들의 눈부신 성과를 통해서도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성장에서 특허의 중요성을 재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특허 분쟁은 백신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특허침해소송을 겪더라도 기술 전문가인 변리사의 조력을 받아 분쟁을 신속히 종결하고 특허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특허가 제대로 평가돼 투자로 이어지도록 지식재산권(IP) 가치평가의 품질과 신뢰도를 높이고 IP 금융도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상 수상업체 리솔은 알츠하이머 치매 질환과 수면장애, 우울증 등을 '전자약'을 통해 치료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국내 특허 등록 14건을 보유하고 있으며, 9건에 대해서는 출원·심사하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에 해외 특허 5건 출원을 신청해 심사 중이기도 하다.
리솔의 특허는 뇌신경 전기 자극을 통해 뇌에서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미세아교세포'의 활동성을 관리하는 기술이다. 멍한 상태이거나 몽상에 빠졌을 때 활발해지는 뇌의 영역인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를 활성화시켜 세로토닌과 멜라토닌 등의 호르몬 개선을 통해 수면을 유도한다. 또 수면의 질을 향상시켜 알츠하이머 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베타 아밀로이드'가 축적되는 것을 예방해 치매 유병률을 감소시키는 것이 가능해진다.
중장기적으로는 전기 자극을 통해 뇌의 전두엽 앞부분 피질, 해마 등 영역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 등을 감소시키는 기술을 개발해 치매를 치료하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권구성 리솔 대표는 "리솔의 지식재산 역량은 꾸준히 인정받아 왔지만 특허대상과 같이 높은 상을 받을 정도로 인정받은 것은 처음이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어 "맞춤형 알츠하이머 질환 전자약을 제공해 치매를 치료하고 예방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프라이빗테크놀로지는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고 전제하는 '제로 트러스트' 통신 스타트업이다. 인터넷에 한 번 연결되면 제어하기 힘들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모든 기업이 인터넷·클라우드를 통해 업무를 수행하고, 개인정보 등이 디지털화돼 물리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환경에서 사용자의 의지와 무관하게 중요 디지털 정보가 전송되지 않도록 통신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미국에서는 제로 트러스트 기술의 표준화가 이뤄졌으나 미국의 기술은 실질적 통신 주체인 애플리케이션을 식별하고 통신을 통제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 프라이빗테크놀로지는 한국, 미국, 일본, 유럽 등으로 이어지는 특허를 활용해 이 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영랑 프라이빗테크놀로지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이 도전하지 않는 통신 분야에서 열정 가득한 임직원과 불철주야 연구개발한 노력이 조금씩 사회적으로 인정받아 기쁘다"며 "미국 제로 트러스트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K-제로 트러스트를 구현하고 파트너에 지식재산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수상은 뉴라클제네틱스와 라이드플럭스에 돌아갔다. 뉴라클제네틱스는 유전자 치료제 개발 회사다. 암세포는 면역세포와 결합해 활성을 억제하는 면역회피물질을 갖고 있는데, 뉴라클제네틱스는 암세포의 물질보다 면역세포와 더 잘 결합하는 변이체를 개발해 면역회피물질이 면역세포 활성을 억제하는 것을 막았다. 이 변이체에 대한 특허는 한국, 일본, 호주 3개국에서 등록이 완료된 상태다.
라이드플럭스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로, 이번 특허대상에서는 자율주행차량의 자동 배차 소프트웨어 특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박중희 라이드플럭스 대표는 "그간 우리 엔지니어들의 노력이 결실을 본 것 같아 매우 뿌듯하다"며 "자율주행 기술로 모두가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려상은 노을과 에스아이에이, 브렉소젠, 알파서클이 받았다. 노을은 혈액 내부에 있는 대상을 염색하는 패치와 이를 이용한 혈액 검사 방법·장치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에스아이에이는 위성에서 촬영한 영상을 인공지능에 학습시키는 방법을, 브렉소젠은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 생성을 촉진하는 물질을 발명했다. 알파서클은 VR 영상에서 영역을 나눠 제어하는 기술에 대한 특허로 장려상을 받았다. 알파서클은 지난 1회 벤처·스타트업 특허대상 수상 기업이기도 하다. 장 부회장은 "국제 정세와 경제 상황은 보다 숨 가쁘게 변화하고 있다"며 "이 자리에 선 여러분들은 뛰어난 기술을 개발했을 뿐 아니라 그 기술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은 분들"이라고 밝혔다.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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