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내년 상반기 본격 침체기…성장률 1%대 중후반 예상

홍성완 기자 2022. 12. 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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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제기관들 내년 경제성장률 1.7~1.9% 제시, 하반기 회복 사이클
내년까지 수출 부진 이어질 듯…수입 줄어들며 무역적자 4Q 해소 전망
국제유가 중후반, 환율 1300원 초중반 예상…하반기 갈수록 안정세 예상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내년 글로벌 경제침체와 함께 우리나라 경제도 상반기 본격적인 침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들은 내년 세계경제의 성장률을 지속적으로 낮춰왔고, 그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 역시 1%대 성장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내년 국제유가는 80달러 중후반 선에서 등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고,  환율은 1300원대에 머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경제 사이클의 상승 전환은 내년 하반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늘에서 본 인천 지역 항구 전경 ⓒ홍성완 기자

◆ 국내 경제 기관, 내년 경제 성장률 1% 중후반 전망

최근 우리나라 경제기관들이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1.7~1.9%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내년 상반기 1%대 초중반 대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침체기의 정점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1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보고서를 통해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제시했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 개선에도 불구하고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성장세가 약해지는 모습"이라며 "3분기 계절조정 국내총생산(GDP)은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하락하면서 전기대비 0.3%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경제에 가장 큰 제약이 될 것으로 꼽히는 부분은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이다. 아울러 대외여건 악화로 인한 투자 부진도 우리 경제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주요국의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해 수출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 감염병의 영향에서 벗어나면서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회복되는 민간소비가 경기둔화를 일부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2023년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기 부진과 시장금리 상승으로 경기둔화 국면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은 좀 더 보수적인 관점에서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1.7% 수준으로 제시했다.

지난달 24일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민간소비가 펜트업 효과(Pent-up effect)가 이어지면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실질구매력 저하, 금리상승 등으로 회복 속도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펜트업 효과는 외부 요인으로 억눌렸던 수요가 급속히 살아나는 현상을 가리키며, '보복소비(Revenge spending)'라 부르기도 한다.

부문별로는 국외소비가 확대되겠으나, 서비스소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재화소비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주택가격의 급격한 하락 가능성 등을 잠재된 하방리스크로 꼽았다.

설비투자 부분도 글로벌 수요둔화와 자본조달비용 상승으로 위축될 것이라 전망했다. 아울러 지식재산생산물투자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건설투자의 경우 주택수요 둔화와 정부의 SOC 예산 감소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결과적으로 국내 기관들이 내년 경기침체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공통적인 원인은 대외 여건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우리 경제도 암흑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국내 경기 침체 불가피

산업연구원(KiET)도 보고서를 통해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가 대외 여건 악화로 경기 둔화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내경제의 연간 성장률은 1.9%로 전망했다.

KiET는 "2023년 국내경제는 글로벌 경기 부진과 교역량 둔화 등의 대외 여건 하에서 통화 긴축 영향의 본격화에 따른 소비 둔화 등의 대내 여건으로 인해 전년(2.5%)보다 낮은 1.9%의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내년에는 대외적으로 코로나19 상황 해제 및 일상 회복 진전, 러시아-우크라이나 관련 불확실성,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 여부, 고물가 및 금리 인상, 환율 및 금융시장 불안, 무역적자 지속 여부 등이 가장 큰 변수"라고 분석했다.

내년 소비는 올해보다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KiET는 "민간소비는 저조한 소비심리, 주요 자산가격 하락, 실질소득 하락 등에 더해, 특히 고금리에 의한 이자 부담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상당한 제약을 받으면서 2022년과 달리 증가폭이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 부문에서는 설비투자는 0.3% 감소하고, 건설투자는 1.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KiET는 "설비투자는 글로벌 경기 둔화, 반도체 업황의 악화 등과 관련된 불확실성 확대, 고환율(달러 강세), 자본조달 비용 상승 등의 영향으로 회복세가 지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건설투자는 건설자재 수급 안정화, 정부 주택공급 정책 등에 힘입어 증가세로 전환될 것"이라며 "그러나 금리 상승 및 신규 착공 위축 등의 영향으로 회복세가 제약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 내년까지 이어질 수출 부진

KiET는 보고서에서 수출과 수입의 경우 각각 3.1%, 5.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KiET는 "수출은 원‧부자재 가격의 하향 안정과 원화 약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 제고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위축과 반도체산업 부진 심화 등의 영향으로 인해 전년 대비 3.1%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수입은 국내 경기 둔화와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의 안정 등으로 전년 대비 하락이 예상되고, 기저효과까지 감안 시 수출보다 좀 더 큰 폭의 전년 대비 5.1% 감소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무역수지는 수입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감소하면서 적자규모가 2022년 대비 상당폭 축소된 연간 266억달러 정도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위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우리나라의 수출은 큰 폭의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 예상했다. 아울러 무역적자는 1분기 정점을 보인 후, 내년 4분기 흑자 전환을 예상했다.

안 연구위원은 지난 2일 보고서를 통해 "우리는 두 자리 수에 이르는 월간 수출 감소율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내년 1분기, 2분기에 각각 –13%, -15% 이후 4분기에 4%로 플러스 전환되는 경로"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수출입 단가의 하락 전환이 내년 상반기까지 맹위를 떨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리변수인 유가를 배럴당 85달러(또는 그 이하)로 가정한 궤적을 보면 직관적으로 가늠해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대 비중 품목인 반도체 부문의 재고 문제와 가격 하락이 내년 2분기에나 안정을 논할 수 있다는 담당 섹터 의견과도 궤를 같이 한다"고 덧붙였다.

수입도 수출과 비슷한 궤적을 그리는 우하향을 지속할 것으로 봤다.

안 연구위원은 "(수입은) 올해 연간 18.7% 증가율과 대비되는 –10.4% 전망 값이 도출된다"며 "수출과 수입의 상대적 차이를 고려한 무역수지는 적자를 이어가다 내년 4분기에나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그 동태적인 흐름은 내년 1분기에 적자의 정점을 이룬 후 적자폭을 줄여나갈 것으로 추정돼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 국제유가 80달러 중후반, 환율 1300원 초중반 예상

국내 기관들은 수출입과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유가의 경우 80달러 중반에서 90달러대 초반을 예상했다. 아울러 환율은 1300원 초중반 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KiET는 "2023년 국제유가는 주요국의 금리 인상과 전 세계 경기 둔화 등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로 연평균 기준 전년 대비 하락이 예상되나, 주요 산국들의 감산 이행과 관련된 수급 여건의 악화 가능성이 유가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글로벌 성장 속도 둔화 등 달러 강세 요인이 상승세를 견인할 것으로 보이나, 하반기로 갈수록 한‧미 금리 스프레드가 점차 축소되는 등의 영향으로 하향 안정세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KDI는 "내년 원유 도입단가(두바이유 기준)는 올해(98달러)보다 15% 정도 하락한 배럴당 84달러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전제한다"며 "유가는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수요가 둔화되면서 점차 하락할 것으로 전제한다"고 전망했다.

또한 "실질실효환율로 평가한 원화가치는 2023년 4% 정도 절하될 것으로 전제한다"며 "향후 원화가치는 최근 수준(보고서 발표 당시 1300원대 중후반)에서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제한다"고 밝혔다.

종합해볼 때 내년 우리나라 경제는 상반기 본격적인 침체기에 접어들다 하반기 회복세를 보이면서 연간 성장률은 1% 중후반, 수출입은 우하향을 그리면서 감소폭이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아울러 내년 하반기 경기 사이클이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수출보다 수입이 상대적으로 줄어 무역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무역수지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의 경우 80달러 중후반, 환율은 달러당 1300원대 중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2%대로 예상한 국제기관들도 우리나라의 경제전망치를 추가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는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0%, 2.3%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관들도 KDI와 한은이 경제 전망치를 하향함에 따라 추가 하향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 역시 이달 중하순에 발표할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내년 성장률을 1%대 후반으로 하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seongwan62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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