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 그의 눈빛이 변하면 극이 바뀐다[★인명대사전]

하경헌 기자 2022. 12. 5. 17:1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JTBC 금토일극 ‘재벌집 막내아들’에 진양철 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이성민의 연기장면. 사진 JTBC



배우 이성민의 이름을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보면, 6년 전 그가 배우 손현주, 신하균, 김희원과 함께 출연한 한 정유 브랜드 광고가 나온다. 이 기사를 읽기 전이든, 읽은 후든 한 번 검색해 감상을 부탁드린다.

이 광고에서 이성민은 찰나의 순간 선의 얼굴과 악의 얼굴을 교차로 발산하며 이중인격의 연기를 해낸다. 물론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지만, 얼굴을 돌리면서 전혀 다른 낯빛과 눈빛을 만들어내는 이성민의 연기력은 감탄을 자아낸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 방송가에서 가장 뜨거운 작품으로 부상하고 있는 JTBC 금토일극 ‘재벌집 막내아들’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애초 막장 드라마를 연상하게 하는 제목과 일주일에 세 번, 금요일에서 일요일까지 편성된 파격적인 전략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의 열기는 뜨겁다.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기준 집계에서 1회 6%였던 시청률은 8회, 3주 차 방송 만에 19%를 웃돌 정도로 뛰었다. 비지상파 드라마로는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기록하지 못했던 20%를 넘어서기 직전이다.

JTBC 금토일극 ‘재벌집 막내아들’에 진양철 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이성민의 연기장면. 사진 JTBC



드라마의 재미는 물론 기업물 자체가 주는 긴장감이다. 인기 원작 웹툰의 인기에 실제 인물들을 모티프로 한 것 같으면서도 아닌 묘한 기시감. 그리고 돈과 권력을 가지고 쉴 새 없이 밀고 당기는 사람들, 이중적이고 교활한 인간의 속내가 그 어떤 액션보다 긴장감을 가져다준다.

여기서 이성민의 연기는 이 모든 재료에 감칠맛을 더하는 ‘100점 짜리’ 조미료다. 그가 연기하는 진양철 회장은 극 중 대한민국 최고 재벌 순양그룹의 창업자이자 총수로, 돈이 되거나 순양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에는 혈육도 마다하는 극한의 사업가를 표현 중이다. 그는 극 초반 현재에서 순양그룹에 충성을 다했다 배신을 당한 후 2회차 인생으로 순양가의 막냇손자로 태어난 진도준(송중기)의 복수극에 서서히 감춰왔던 이빨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있다.

진양철의 냉기는 이성민의 차가운 눈빛으로부터 곧바로 재현된다. 이성민은 실제 나이 50대보다는 조금 더 먹은 노인의 형형한 눈빛을 차가운 안경테와 바짝 쓸어넘긴 머리카락과 함께 표현하고 있다. 경북 봉화 출신으로 영주에서 나고 자란 탓에 극에서도 억센 경북 사투리를 구사한다. 돈이 되지 않으면 자식도 내치다가 또 믿고 있는 손자가 나타나면 할아버지로서의 너털웃음을 짓는 것은 이성민의 연기로 설득이 된다.

디즈니플러스 ‘형사록’에서 형사 김택록 역을 연기한 이성민의 출연장면. 사진 디즈니플러스



진양철의 진면목은 역시 순식간에 안색을 바꾸는 모습이다. 지난 4일 방송된 8회에서 장손자 진성준(김남희)의 결혼식에서 그를 축하하는 듯하다가 결국 인수전 실패의 책임을 물어 그를 좌천시키면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자식이 누군지 모르느냔 말이다. 바로 순양이다”라고 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이러한 이성민의 연기력은 익히 알려져 있다. 연극무대에서 15년 이상 연기를 다졌던 이성민은 2014년 tvN 드라마 ‘미생’을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서민적인 역할이나 집권자, 비열한 악역까지 갖은 역할을 이질감 없이 소화하며 ‘남산의 부장들’ ‘기적’ 등에서 활약했다.

올해만 해도 넷플릭스 ‘소년심판’에서 자신의 아들이 비리에 연루된 부장판사 역을 연기하면서 대의명분과 사욕 사이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디즈니플러스 ‘형사록’에서는 진실을 좇는 고독한 형사의 모습을 보였다.

JTBC 금토일극 ‘재벌집 막내아들’에 진양철 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이성민의 연기장면. 사진 JTBC



‘재벌집 막내아들’을 통해 그의 연기는 놀라움을 넘어 서늘함까지 주고 있다. 주연 송중기가 “형님이 출연하신다고 해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는 이유를 이성민은 직접 보여주고 있다. 그의 호연과 작품의 인기에 따라 이성민의 캐릭터는 ‘우영우’와 함께 2022년을 장식할 캐릭터가 될 가능성도 부쩍 커졌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