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트로 보는 중국] 기업들 '탈중국' 행렬, 성공할 수 있을까
인니 등 동남아시아에 노크
공급망 재편은 시간 걸릴 듯
최근 중국 인터넷에서는 '윤학(潤學)'이라는 단어가 화제가 됐다. '윤(潤)'의 중국한어 병음 표기가 'Run'이다. '도망치다'는 뜻의 영어 단어 'Run'과 결합해 의미를 부여하면 '중국을 탈출하는 학문'쯤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내부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자, 유학이나 이민을 권하는 회사들이 단어를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사람뿐만이 아니다. 개인뿐 아니라 기업들의 '탈중국'에 관한 뉴스가 헤드라인으로 종종 등장한다. 이와 관련, 세 가지 분석을 주목할 만하다.
첫째, 중국은 다국적 기업에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다. 다만, 중국 시장에 대한 '정서'는 변하고 있다. 지난 10월 발표한 주중국 미국상공회의소 설문 조사에 따르면, 중국 시장이 전 세계 상위 3개 시장이라고 대답한 미국 회사의 비율은 45%였다. 중국에서 향후 5년간 사업 전망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55%였다. 하지만 그 수치는 감소하는 추세다. 또 10여 년 전 유행하던 기업의 대중국 전략이 중국에 '제2의 내수시장(Home Market)'을 조성하는 것이었다면 최근에는 중국 의존도를 재고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둘째, 그럼에도 갑작스러운 탈중국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글로벌 공급망이 단시간에 재편되기는 쉽지 않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는 지난 20여 년간 30개 가치사슬의 국가 간 수출 점유율(부가가치 기준) 변화를 분석했다. 대체적으로 10년에 걸쳐 전체의 10~20% 변화가 관찰됐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18개 제조업 분야 중 15개에서 가장 많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국가는 가치사슬 점유율이 연평균 0.5%포인트 미만으로 움직였으나, 중국의 경우 많을 때는 1~1.5%포인트나 움직였다. 앞으로도 과거와 유사한 패턴으로 공급망이 재편된다고 가정할 경우, 향후 그 속도 역시 급격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지역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 내에서 교류 확장에 주목할 만하다. 아시아의 역내 무역 비중은 약 60%로 세계 평균 51%보다 높은 수준이다. 동남아시아는 중국의 제1 무역 파트너가 됐고, 미국 역시 수입 대상국에서 중국의 비중이 줄어든 반면, 동남아는 늘었다. 아시아 역내 무역 강화를 통한 미국 수출이라는 경로의 등장을 유추하게 되는 대목이다.
이렇듯 다국적 기업의 중국 의존도 다변화, 역내 무역 증가 및 지역화 추세는 한국이 아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성정민 맥킨지 글로벌연구소 중국소장]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한국 16강 진출 소식 들은 브라질 감독의 첫 마디 - 매일경제
- “어디서 많이 봤는데”…관중석 벤투 앞 이 남성의 정체 - 매일경제
- 20세 만삭女 숨진채 발견…‘무료 나눔’ 글보고 외출 참변, 멕시코 발칵 - 매일경제
- “사실 벗으면 안되는데”…마스크 손에 들고 80m 뛴 손흥민 - 매일경제
- ‘한국 1승1무1패’ 맞춘 족집게 역술인 “최종? 8 하고 4 사이” - 매일경제
- “라면 먹고 갈래요?”…미국서도 통했다 [이종화의 세돌아이] - 매일경제
- “부채 자산아냐”…부자들 위기땐 돈 모이면 ‘이것부터’ 했다 - 매일경제
- [속보] 합참 “北, 동서해상 130발 포병 사격…9·19 합의 위반” - 매일경제
- “아직 바닥 아니다…주식 내년에 더 내린다” 맥쿼리 우울한 전망 - 매일경제
- 벤투 21년째 브라질에 무승…월드컵은 다를까?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