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허와 실

칼럼니스트 여상미 2022. 12. 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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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리얼리티 #육아예능 #연예인일상 #관찰예능 #자녀교육 #육아상담 #사교육 #현실 #비교

최근 방송에서는 연예인들의 일상과 가족, 사생활 등을 노출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하나의 트렌드처럼 자리 잡았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많은 부분 외부와 접촉하고 교류하기보다는 가족과 지인 위주의 소규모 집단생활을 우선하다 보니 집에서 지내는 일상에 라이프 스타일이 맞춰지는 편이고, 어린아이를 둔 부모일수록 이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은 편이다. 나 또한 예전에는 지역의 학부모들과 소통하거나 직접 발품을 팔아 알아보던 아이의 육아와 교육에 관한 정보를 많은 부분 온라인 커뮤니티나 방송 등에 의존하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의 삶이 상대적으로 현실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의 삶이 상대적으로 현실과 동 떨어진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가장 크게 느껴진 부분은 아무래도 경제적인 차이였다. 특히 한 아이의 교육에 들어가는 월평균 교육비가 몇 백을 웃돈다는 고민도 여과 없이 노출되고는 했는데, 이런 내용 때문에 주위에서는 부모로서 아이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겼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물론 방송의 목적에 따라 기획 의도가 정해져 있을 것이고,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편집이 되어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가정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대다수의 부모들에게 공감을 이끄는 일상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교육에 있어서만큼은 '금수저'를 떠올리게 만드는 대목을 보면서 종종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부모가 유명인인 아이들의 생활은 평범한 직업을 가진 일반인들과 다른 부분들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계층 간 위화감마저 생기는 것이다.

재미와 감동을 주는 육아 예능! 현실을 고려하는 방송이 되었으면… ⓒ여상미

그러나 솔직히 가장 큰 문제는 나에게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보며 저마다 다른 부모, 다른 아이, 환경에 대한 차이를 이해하고 그저 예능의 일부로 받아들이면 괜찮았겠지만 나도 모르게 자꾸 비교하다 보니 괜히 주눅이 들고, 이것이 자꾸 아이에 대한 죄책감으로 이어져 점점 자신감과 의욕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래의 다른 부모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마 세상의 모든 부모가 내 아이만큼은 가장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 숱한 육아 예능들 속에서 남는 건 자책감뿐이니, 내가 정말 성숙하지 못한 어른은 아닌지, 부모로서 단단한 잣대를 가지지 못한 것은 아닌지 여러가지로 혼란스러운 현실이다.

물론 이러한 프로그램의 긍정적인 측면들도 많이 있다. 아이와 비슷한 문제 행동을 보이거나, 내가 해본 고민들이 등장할 경우 그들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해결하는지 배우며 롤 모델로 삶기도 한다. 때로는 아이에게 더 나은 부모가 되려고 노력하는 동기가 되기도 하며, 간혹 좋은 정보를 얻어 현실에 사용해 보는 경우도 있다. 또 다문화 가정, 한 부모 가정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도 존재하고 그 속에서 겪을 수 있는 육아 문제와 아이의 교육 방식에 대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프로그램들도 있다. 겉으로 화려해 보이는 그들의 일상에서 여느 부모와 다름없는 고충들을 보며 함께 웃고, 울기도 한다. 그럴 때는 마치 그들이 꼭 근처에 있는 이웃같이 느껴질 때도 있다. 때로는 많은 장면들이 실제일까, 연기일까 싶은 부분들도 있지만 대중들에게 일상과 아이까지 공개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결정이었을까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드는 사람들은 다수의 시청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니즈를 제대로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시청자들이 외면하는 방송은 의미가 없을 테니 말이다. 부디 많은 육아 관련 프로그램들이 현실과 부합하는 내용들로 부모들에게 공감을 이끌어 내며 공감과 위로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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