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환차익 끝났나…1300원 깨진 원·달러 환율에 울상 된 서학개미
달러 강세로 인해 환차익을 누리던 미국 주식 투자자들이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손에 노출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이 원화로 환산했을 때 상쇄되고 있는 것이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7.3원 떨어진 1292.6원에 거래를 마쳤다. 9월 한때 1439.9원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일 4달 만에 1300원 밑으로 떨어지는 등 최근 하락세를 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곧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달러 강세를 누그러뜨린 영향이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서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소위 ‘서학개미’ 투자자들은 주가가 올라도 원화로 환산한 수익에서는 마이너스가 나는 환차손에 노출되고 있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지난 9월까지는 미국 주식 하락으로 인한 손실분이 환차익으로 상쇄되는 효과가 나타났다면 지금은 그 반대의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종목 애플 경우 주가가 지난 11월7일(138.92달러)에 비해 지난 2일(147.81달러)까지 약 1달간 6.40% 올랐다. 하지만 원화로 환산할 경우 수익률을 달라진다. 지난 2일 애플 주가에 같은 날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 종가(1299.9원)를 대입하면 19만2100원으로 같은 방법으로 계산한 11월7일 주가 19만4700원에 비해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뉴욕 증시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해외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도 환헤지형이냐 환노출형이냐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를 기초로 한 국내 상장 ETF 중 환헤지형인 ‘ARIRANG 미국S&P500(H)’는 이날까지 최근 3개월간 1.5%올랐다. 반면, 같은 S&P500지수를 기초로한 ETF 중에도 환노출형인 ‘TIGER 미국S&P500 ETF’는 같은 기간 오히려 2.3% 하락했다.
최근의 달러 하락세가 추세적인 것인지 일시적인 것인지에 대해서는 증권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내년에 원·달러 환율은 점진적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원·달러 환율을 밀어 올리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연준,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의 재료가 점차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무역수지 부진에 따른 환율 상승 압력이 잔존하고 있어 원·달러 환율의 제한된 하락 흐름을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1300원을 중심으로 공방 이어질 전망”이라며 “시장의 기대보다 미국 고용 및 서비스 경기가 양호해 달러화 하락이 제한된다면 원·달러 역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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