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노조가 주가도 짓눌러”… ‘민노총 탈퇴’ 기업 주가 오르는 이유

연선옥 기자 2022. 12. 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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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민주노총 금속노조에서 탈퇴하기로 하자 포스코 그룹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지난달 30일 포스코홀딩스는 물론 포스코ICT와 포스코스틸리온 등 자회사 주가가 상승했는데, 이날은 포스코가 민노총 탈퇴 여부에 대해 조합원 재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률 70%로 탈퇴를 결정한 날이었다.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 소속인 대우조선해양 지회는 지난 7월 21일, 민노총 탈퇴를 위한 조합원 투표를 결정했는데 이날 주가는 2.5% 상승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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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파업, 생산 차질로 기업 이익 훼손…주가에도 부정적

포스코가 민주노총 금속노조에서 탈퇴하기로 하자 포스코 그룹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지난달 30일 포스코홀딩스는 물론 포스코ICT와 포스코스틸리온 등 자회사 주가가 상승했는데, 이날은 포스코가 민노총 탈퇴 여부에 대해 조합원 재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률 70%로 탈퇴를 결정한 날이었다. 포스코스틸리온의 경우 상한가를 기록했는데, 그 다음날 12%가 더 올랐다.

포스코 사례처럼 기업 노조가 상급단체인 민노총에서 탈퇴하면 해당 기업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앞서 민노총을 탈퇴한 GS건설의 경우, 국내 최대 철강 업체라는 상징성을 가진 포스코만큼 주가가 크게 반응하지는 않았지만 해당 소식이 알려진 날 주가가 상승했다. GS건설은 지난해 10월 20일 민노총 건설기업노조를 탈퇴했는데, 이 결정은 다음달인 11월 21일 한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결정이 나온 지난해 10월 20일 GS건설 주가는 하락했지만, 소식이 보도된 직후 주가(11월 22일)는 소폭 상승했다.

총파업에 들어간 화물연대 포항지부 조합원들의 파업 모습./연합뉴스

민노총 탈퇴는 무산됐지만 대우조선해양 주가도 해당 논의에 영향을 받은 사례다.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 소속인 대우조선해양 지회는 지난 7월 21일, 민노총 탈퇴를 위한 조합원 투표를 결정했는데 이날 주가는 2.5% 상승 마감했다. 다음날인 22일 투표가 이뤄졌지만 민노총 탈퇴 안건이 부결되자 이날 주가는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민노총의 지나친 투쟁 일변도 정책이 기업의 수익성을 갉아먹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역으로 민노총 탈퇴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강성 노조의 파업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자주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고도 올해 파업 리스크로 몸살을 앓았다. 민노총 소속 택배노조 조합원들이 본사를 기습 점검하는 등 강도 높은 파업을 지속하자 사업 차질이 이어진 것이다. 파업이 이어지면서 실제로 주가가 하락했고 증권사들은 CJ대한통운의 목표 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CJ대한통운의 사례처럼 자동차·조선·철강 등 국내 주력 산업계 상당수가 민노총 소속 노조를 갖고 있는데, 이들 노조는 매년 임금 인상이나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수시로 파업을 벌인다. 특히 강성 노조 조합원들은 단순히 본인 업무를 중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업 현장을 무단으로 점거하거나 물류를 방해하는 방식으로 전체 생산 공장을 멈춰 세우는 경우가 많다. 잦은 파업과 생산 차질은 결국 기업의 이익 감소로 이어진다.

강성 노조의 활동이 재무제표상 이익을 축소시킬 가능성도 제기됐다. 곽영민 울산대 교수는 지난해 ‘노동조합의 영향력과 이익조정’이란 제목의 논문에서 “노동조합의 강성 수준이 높을수록 경영자가 보고이익을 하향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업 노조가 가입한 상급단체가 강성 노조인 민노총인 경우, 실제보다 재무제표에 드러나는 이익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보고이익은 주가에도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친다.

거꾸로 민노총에서 탈퇴하는 사업장의 경우 이전보다 협력적인 노사 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강성 노조의 파업 때문에 생산 차질과 이에 따른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이런 맥락에서 민노총 탈퇴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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