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고혈압 환자' 점점 늘어…비만·스트레스 원인

김혜미 중앙대병원 교수 연구

김혜미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가 젊은 환자의 혈압을 측정하고 있다. 중앙대병원 제공

30대 이하 청년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고혈압 환자가 매년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혜미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20~39세 국민 중 고혈압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가 2017년 19만5767명에서 2021년 25만2938명으로 29.2% 증가했다고 5일 밝혔다.

김 교수에 따르면 20대 고혈압 환자는 2017년 대비 2021년 44.4% 증가하며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대 여성 고혈압 환자는 6.18% 증가했으며 20대 남성 고혈압 환자는 40.5% 늘었다.

젊은 고혈압 환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적극적인 치료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가 지난해 발표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20~30대 고혈압 인지율은 17%로 낮고 치료율도 14%에 불과했다. 지속치료율도 전체 연령층 중 20대와 30대가 가장 낮았다.

김혜미 교수는 ”자신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나 혈압 측정 기회가 적을수록 고혈압에 대한 인지율이 크게 떨어진다“며 ”젊은 층일수록 만성질환에 대한 인식 부족과 건강에 대한 관리가 부족해 나타난 결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젊은 층에서 고혈압 환자가 증가한 원인으로는 비만과 스트레스가 꼽힌다. 비만은 교감신경 활성이나 혈압을 올리는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증가시켜 혈압을 높인다.

김혜미 교수는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먹방’과 배달 음식과 외식 위주의 소비성향이 확산되면서 짜고 기름기 많은 음식 섭취율이 높아졌고 비만율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또한 코로나19 장기화와 취업난으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높아지면서 젊은 고혈압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에 찾아온 젊은 고혈압 환자들은 혈압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의사에게 진단을 받거나 치료받는 비율이 낮아 고혈압을 오래 방치해 심장이나 신장과 같은 장기가 손상된 상태로 뒤늦게 병원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고혈압은 나이에 상관없이 오랜 기간 노출되면 심뇌혈관 합병증 발생률이 증가하기 때에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