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멸종위기 ‘검은머리갈매기’, 국내에서 전 세계의 11%가 번식
국제적 멸종위기 조류인 검은머리갈매기가 10마리 중 1마리꼴로 한국에서 번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환경부 국립생태원은 소형 무인기를 활용해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검은머리갈매기의 국내 번식 개체군을 조사한 결과 1456쌍(약 2900마리)이 번식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고 5일 밝혔다. 이는 전 세계에 남아있는 검은머리갈매(약 2만2000~2만3000마리)의 11% 정도다.
검은머리갈매기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 동식물 목록인 적색목록에서 취약(VU·Vulnerable) 범주로 지정한 국제보호종이다. 갈매기과 겨울 철새로, 갯벌 해안가 혹은 강 하구에서 수백 개체까지 무리 지어 서식한다. 몸길이는 29~32㎝, 체중은 170~220g 사이이며 갯벌에서 게, 새우, 갯지렁이 등을 잡아먹는다. 번식기는 4~6월이며, 알은 2~3개를 낳는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와 인천대학교 연구진은 지난 5월 국내 핵심 번식지(153㏊ 규모)인 송도신도시 매립지에서 항공조사 방식으로, 검은머리갈매기의 알 품기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개체 수를 조사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항공사진 1807장을 분석해 1456쌍을 확인했다. 생태원은 검은머리갈매기는 갯벌이 넓은 간석지나 매립지 등에서 번식하고 사람이 접근하면 집단으로 방어 행동을 보이는 탓에 기존에는 정확한 개체 수를 확인하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국내 번식집단은 1998년 시화 매립지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며, 국내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약 4000마리가량이 월동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검은머리갈매기가 서식할 수 있는 자연 번식지가 존재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줄곧 인공 매립지만을 번식지로 삼고 있다. 생태원은 “포식자에 의한 번식실패, 개발 등의 이유로 검은머리갈매기들이 2~3년마다 번식지를 이동하고 있는데 지속해서 매립지만을 번식지로 택하는 것은 매립지보다 나은 환경의 갯벌이 부족한 탓일 수 있다”며 “국내 갯벌, 해안 등 철새 서식지에 대한 보전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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